‘아이 낳기 좋은 도시가 지향점’…광주시와 자치구 선의의 경쟁
동구, 맘 택시와 카시트 무료 대여.
시, 10시 출근제와 심야병원.
광주가 ‘아이 낳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주시와 각 자치구가 인구감소 극복을 위해 출산·보육 정책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9일 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서구에서는 다음 달 15일부터 임신한 아내를 둔 남성 공무원이 출산을 앞두고 부부동반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갈 때 ‘법정 휴가’와 상관없이 맘 편히 휴가를 낼 수 있다. 출산 장려 정책인 ‘서구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가 제정된 덕분이다.
아내가 임신 중인 공무원은 총 5번에 걸쳐 5일간 언제든 ‘병원 동행’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 ‘예비 엄마’ 아내와 함께 병원에 다녀온 후 임신과 관련한 병원 검진 서류만 첨부하면 ‘연·월차’에서 제외한다.
서구의회 윤정민 의원이 대표 발의해 지난 25일 제326 임시회에서 가결된 일명 ‘임신 검진 동행 휴가’ 조례는 지난해 기준 서구지역 합계출산율이 0.59%로 광주 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은 데 따른 대책이다.
서구에 재직 중인 1100여 명의 공무원 가운데 지난해 출산 관련 휴가자는 32명, 육아휴직자는 99명으로 대부분 여성 공무원으로 파악됐다.
동구는 ‘맘 택시’와 ‘신생아 바구니 카시트 무상 대여’ 정책이 대표적이다. 지난 7월부터 임산부나 만 24개월 이하 자녀를 둔 가정이 예방접종 등을 위해 병원을 방문할 때 지정된 택시를 이용하면 월 3만 원 범위에서 교통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생후 12개월 미만 영유아 가정에 최대 6개월까지 차량용 카시트를 빌려주는 대여 제도는 신혼부부 맞춤형 출산장려 정책이다.
동구는 갓난아기를 태울 때 꼭 필요한 안전용품인 카시트 구매가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데다 사용 기간도 짧아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여론에 따라 60개의 카시트를 자체적으로 사들여 무료 대여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광주시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시는 2022년 전국 최초로 선보인 중소기업 초등생 학부모 10시 출근제와 심야 어린이병원 운영을 올 들어 대폭 확대했다.
시는 당초 저출산 문제 해결과 가족 친화적 사회 분위기 확산 차원에서 300인 미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초등 1학년 학부모 10시 출근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노동시간 1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을 해당 사업장에 지원하는 이 제도는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고정관념을 깬 정책적 시도로 평가됐다.
시는 시행 3년째인 이 제도가 어린 자녀를 둔 근로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자 10시 출근제 대상을 초등 전체 학년 학부모로 과감히 넓혔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광주지역 중소기업 근로자는 최대 2개월간 임금 삭감 없이 1시간 늦게 출근하거나 퇴근 시간을 1시간 앞당길 수 있다.
‘지각 장려금’으로 불리는 이 제도는 일상생활을 꾸려나가면서 초등생 자녀 돌봄 고충을 해소하는 보육정책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10여 개 지자체에서 따라 할 만큼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경증 소아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도 마찬가지다.
소아청소년과가 급격히 줄어 제때 진료받기 어렵다는 신혼부부 등의 의견에 착안한 심야병원은 지난해 9월부터 광주기독병원을 거점으로 매일 자정까지 운영되고 있다.
개원 이후 밤늦게 고열을 앓는 신생아 등 1년여 동안 2만여 명의 환자가 앞다퉈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는 어린 환자들의 취약시간 의료공백을 덜기 위해 지난 5월 수완지구 센트럴병원에 제2호 심야 어린이병원을 추가 개설해 ‘소아과 오픈런’을 예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가 의욕적으로 도입한 ‘육아휴직 업무대행수당’은 지난 8월 정부 차원의 일·가정 양립지원 정책사업으로 반영돼 내년부터 전국에서 확대 시행된다.
1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자 업무를 대신하는 근로자에게 최대 20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해 대체인력 채용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제도다. 이 제도 역시 시가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201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광주는 6대 광역시 중 맞벌이 부부 비율이 2019년 통계청 기준 48.6%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7세 학령기까지 아동 1인당 최대 7400만 원의 현금성 지원을 하는 등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이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출생·보육정책 수립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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