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 20대男 평균키 165㎝"…러 파병으로 드러난 北 실상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앳된 군인들은 키가 작고 왜소하다. 북한에 영양실조가 흔하다는 걸 알 수 있다."(지난 27일, 월스트리트저널)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왜소한 외모에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통상 생각하는 것 같은 덩치 좋은 특수부대원의 모습이 아니라 키도 작고 마른 이들이 대부분이어서다. 실제 10대 중반에서 20대에 이르는 북한 남성의 키는 156~165㎝, 몸무게는 48~58㎏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연령대의 한국인 남성과는 각각 10㎝, 10㎏ 이상 차이 나는 수준이다.
29일 중앙일보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최근 10년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입소한 탈북민의 세대별 평균 신장·체중' 자료에 따르면 20대 탈북민 남성의 평균 키는 165.4㎝, 몸무게는 58.4㎏에 그쳤다. 이는 만 18세 한국 남성의 키가 평균 174.4㎝, 몸무게는 72.7㎏(지난해 교육부·질병관리청 자료)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만 15세 남성 탈북민의 평균 키는 156.5㎝, 몸무게는 48.4㎏으로 나타났다. 정보당국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대부분이 10대~20대 초반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이후 구호단체와 국제기구를 내보내고 외부와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한국에 온 탈북민 조사를 통해 북한 주민의 신체를 추측하는 방식이 가장 타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은 최근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속속 공개되고 있다. 가방과 짐을 메고 분주히 움직이거나 "힘들다야", "늦었다" 등 북한 특유의 억양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다. 영상 분석에는 한계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마르고 작은 체형이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외모는 이와 딴판이라 독재 정권의 본질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만 11세로 추정되는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최근 공개석상에 선 모습을 보면 한눈에도 김정은과 엇비슷한 키로 판별된다. 정보당국은 김정은의 신체를 170㎝, 140㎏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김주애의 위상을 살리기 위해 연단 아래에 발판을 두고 의도적으로 키를 높였을 수는 있다. 하지만 김주애는 지난 4월 국가우주개발국을 김정은과 함께 찾아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에서도 또래에 비해 큰 키를 드러냈다.
탈북민 평균 신장·체중 자료에 따르면 만 11세 여성 탈북민의 평균 키는 141.8㎝, 몸무게는 37.2㎏였다. 일반 북한 여성 청소년과 김주애를 비교하면 대략 키는 20㎝, 몸무게는 20㎏까지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20대 성인이 되더라도 탈북민 여성의 체형은 153.7㎝, 51.9㎏에 그쳤다. 만 18세 한국 여성의 키와 몸무게가 평균 161.7㎝, 58.2㎏(지난해 교육부·질병관리청 자료)인 것과 비교된다.
이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2월 "지금 주민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얼굴에 광대뼈만 남고 말이 아닌데, (김주애가) 잘 먹고 잘사는 귀족의 얼굴에다 화려한 옷차림이 텔레비전으로 자주 방영되니 벨이(화가) 나서 참기 힘들다"는 평안북도 한 주민 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북한의 5세 미만 아동의 발육부진 비율은 한국의 10배이며, 2020~22년 기준 북한 주민의 45.5%가 영양 부족을 겪고 있다고 한다.
김씨 일가는 대북 제재를 위반해 들여온 각종 사치품을 즐기고 영양 과다일 정도로 윤택한 생활을 하면서 왜소한 청년들은 사실상 '총알받이' 역할로 전장에 내모는 데 대해 보편적 인권적 측면에서 규탄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김씨 일가가 북한 주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방관하고 본인들의 사치와 안위만 챙기며, 더 나아가 어린 소년과 청년들까지 이역만리 전장으로 몰아넣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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