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앞둔 韓, ‘공식공약’ 되돌아보니…“참신한 의제·불안한 동력”

임현범 2024. 10.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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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도부 “韓 ‘전당대회’ 공약 지키기 위해 초석 마련”
“공약 이행 위한 의제 당 쇄신에 긍정적일 것”
박상병 “韓 의제 설정 신선해…당정갈등이 동력 갉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 2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현범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취임 100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쇄신을 위한 다섯 가지 공약을 내걸었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의 공약달성을 위한 의제가 신선했지만, 당정갈등이 동력을 훼손했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는 오는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다.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특별감찰관 임명, 여야의정 협의체, 격차해소 등 정치현안에 대한 견해와 목표를 제시할 예정이다.

앞서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를 출마하면서 △변화의 시작: 실용적인 당정관계 △가능성의 시작: 지역 정치시스템의 혁신 △유능함의 시작: 정책과 전략 △새로움의 시작: 보수와 중도의 유권자 연합 △자신감의 시작: 지속 가능한 미래를 책임지는 정당 등의 공식공약을 내걸었다.

韓 ‘5대 공약’ 어디까지 진행했나

‘7·23 전당대회’ 첫 번째 공약인 ‘실용적인 당정관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해당 공약의 세부 사항에는 “당정이 협력하고 합리적인 토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특별감찰관 임명과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두고 갈등을 벌이면서 목표가 멀어졌다.

‘지역 정치시스템 혁신’은 지구당 부활과 원외당협위원장 최고위원 기용, 당사 10층 원외당원협의회 사무실 설립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종혁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장을 지명했다. 또 서울 여의도 소재 국민의힘 중앙당사 10층에 원외당협위원장 공용 공간을 설치하기도 했다.

다만 지역 정치시스템 혁신안 중 하나인 지구당 부활에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9월 11년 만에 열린 여야 대표회담에서 ‘지구당 부활’ 의제를 언급했다. 지구당 부활은 ‘민생·공통 공약 추진 협의회’에서도 다시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세 번째 공약인 ‘정책과 전략’ 해결책으로 중·수·청(중도, 수도권, 청년) 외연확장을 내걸었다. 한 대표와 진종오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중·수·청 외연확장을 위해 ‘역면접X국민의힘, 2030이 묻고 청년이 답하다’ 행사를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9일 수도권특별위원회를 설립하고 수도권 중심 변화 방안과 유권자 트렌드 분석 등을 예고했다.

또 유의동 전 국민의힘 의원을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선임하고 조직 기능 회복을 위해 외부 전문 컨설팅의 진단도 진행하는 중이다. 컨설팅 결과는 오는 12월 초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결과를 통해 내년 1월 중 새로운 조직 체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네 번째 공약은 ‘보수와 중도 유권자의 연합’은 아쉬운 상황이다. ‘명태균 게이트’ 등으로 당정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면서 중도층 뿐 아니라 보수 고정 지지층도 흔들리고 있다. 한 대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8월 인재영입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청년 인재 영입을 강화해 중도층을 잡겠다고 했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없는 실정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책임지는 정당’ 공약에서는 여야민생협의체 출범과 격차해소특별위원회(조경태 위원장), ‘상승경제 7법(금투세 폐지 등 7개 법안)’ 등을 꺼내 각종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또 여야의정 협의체를 통한 의정대란 문제에도 연일 메시지를 전하고 의료계와 접촉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7·23 전당대회’ 5대 공약.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 캡처

“100일 쇄신 로드맵 구축…중·수·청 외연확장”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언급한 5대 공약이 ‘초석’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꺼낸 의제들이 앞으로 당의 쇄신에 있어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당정갈등으로 인해 당내 일부와 대통령실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2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대표가 지난 100일 동안 쉴틈없이 뛰었다. 당내에서 냉소적인 태도로 (대표를) 대했고 대통령실에서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그 가운데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정관계 정상화를 위해 메시지를 던져 마찰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당정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금도 이어가는 중이다. 이 활동은 앞으로 당의 쇄신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야당과 민생협의체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문제를 언급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며 “이런 모습들이 모여 10·16 재보궐선거 인천 강화와 부산 금정에서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다른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같은날 “당대표가 추구하는 방향을 보면 중도층과 수도권, 청년층 외연확장에 확실히 목표를 두고 있다. 활동하는 과정도 그 점에 집중돼 있다”며 “지도부 내에서는 한 대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韓 의제 참신하지만, 당정갈등 동력 훼손”

정치평론가들은 한 대표의 공약 이행을 위한 의제 설정이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정치 신인이 보여줄 수 있는 파격적인 의제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의제 현실화는 정부의 도움이 없이 불가능해 당정갈등을 해결해야 제안한 의제가 빛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전날 한 대표의 7·23 전당대회 공약을 두고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의제설정을 보면 상당히 참신하다. 격차해소특별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 상설화, 외부 컨설팅 도입 등 제안한 내용이 기존과 다르다”며 “그러나 의제를 현실화하는 문제는 별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100일은 초석을 마련하고 의제를 설정하는 시간으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여당의 경우 동력의 절반은 정부에서 나온다”며 “공약의 첫 번째인 실용적인 당정관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나머지도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도 “한 대표가 여러 가지 의제를 제안해도 당정갈등이 발목을 잡으면 이를 실행시키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취임 전 100일은 유일하게 보수 팬덤을 가진 한 대표의 확장성을 테스트하는 시간”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의 압박 속 버티지 못해 넘어지거나 잡음 속에서 난관을 돌파해 자신의 목표를 세우는 것 두 가지 길 밖에 없다”며 “버텨서 주도권을 잡으면 현재의 의제가 쇄신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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