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 5조 몰린 클로봇, 침몰 이유 있나

박형수 2024. 10.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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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5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끌어모은 클로봇이 상장 첫날 급락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클로봇은 코스닥 시장 상장 첫날인 28일 공모가 대비 22.54% 내린 1만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클로봇 기업가치를 산정하려고 로보스타·라온테크·브이원텍·러셀 등 4개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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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클로봇
청약 증거금 5조570억원 몰려
연말 IPO 시장에 영향줄 것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5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끌어모은 클로봇이 상장 첫날 급락했다. 공모주 투자자는 원금을 회수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연말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클로봇은 코스닥 시장 상장 첫날인 28일 공모가 대비 22.54% 내린 1만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보다 낮은 1만2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공모가 아래에서 거래를 이어갔다. 이날 거래량은 2332만주로 발행 주식 수 2394만주와 비슷했다.

2017년 설립한 클로봇은 서비스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다. 국내 최초로 실내자율주행 로봇을 위한 범용 자율주행 솔루션과 로봇관제 솔루션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130여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로원, 네이버 D2SF, 롯데벤처스 등으로부터 누적 3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 매출액 116억원, 영업손실 59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클로봇 기업가치를 산정하려고 로보스타·라온테크·브이원텍·러셀 등 4개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39.6배에 클로봇의 2026년 추정 순이익을 현재가치를 적용했다. 기업가치는 3663억원, 주당 평가액은 1만4576원으로 산출했다. 평가액 대비 할인율(25.2~35.5%)을 적용해 공모가 희망범위는 9400~1만90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클로봇 수요예측 경쟁률은 934 대 1을 기록했다. 기관 100곳 가운데 95곳은 인수 희망가를 1만3000원 이상으로 제안했다.

클로봇은 수요예측 직전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대표적인 사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유통과 솔루션 공급을 담당하기로 했다. 클로봇은 제조, 물류, 건설, 공공 안전 등 국내 다양한 산업 현장에 스팟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측은 클로봇이 가진 역량으로 스팟을 넘어 더욱 다양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을 한국에 소개하고,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적인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수요예측은 흥행했고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까지 열기를 이어갔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1037대 1에 달했다. 주문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증거금은 5조570억원으로 집계했다.

상장 전 높은 기대와 달리 상장 첫날 주가는 급락했다. 최근 신규주 주가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클로봇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실적 목표치를 제시하고 높은 PER을 적용하면서 공모가 적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목표치는 매출액 381억원, 영업손실 18억원"이라며 "상반기 매출액 116억원 대비 다소 공격적인 수치"라고 설명했다.

남주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클로봇은 우수한 연구개발인력 확충 및 임원 영입, 생산시설 확충 등으로 판매비와 관리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수출 개시,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한 판매가격 상승과 더불어 부품 내재화를 통한 원가율 절감 등을 통해 흑자 전환한다는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규주 주가 흐름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 대어급 공모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국내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공모주 투자를 고려할 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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