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재배부터 유통까지 품질관리 체계 마련…'제주 키위' 글로벌 경쟁력 키운다
국가지정 키위 대표 연구기관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많은 사람이 뉴질랜드 과일로 알고 있는 키위(kiwifruit)의 실제 원산지는 중국이다. 한국에서도 ‘다래’라고 불리며 고려가요 ‘청산별곡’에도 등장할 정도로 오래전부터 자생하던 과일이다. 키위는 비타민C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카로티노이드·폴리페놀 등 기능성 영양소가 풍부해 면역력 강화 효과가 뛰어난 과일이다.
제주지역은 온난한 기후와 배수가 잘되는 화산회토양으로, 키위 재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비가림하우스에서 자란 제주 키위는 다른 지역 생산 키위보다 과실 크기가 크고 당도가 높다. 현재 제주에는 국내 품종인 골드키위 ‘스위트골드’ ‘감황’, 레드키위 ‘홍양’과 뉴질랜드에서 도입된 ‘골드3’ ‘헤이워드’ 등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새콤한 맛의 그린키위보다 당도가 높고 신맛이 적은 골드키위를 선호함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골드키위 품종인 ‘스위트골드’(2014년) ‘감황’(2020년) 품종을 중심으로 지역특화 대표 작목 키위를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키위 시장의 80%를 뉴질랜드 제스프리가 점유하고 있어 국산 품종이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신품종 ‘감황’의 시장 확대를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재배에서부터 유통까지 품질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1단계로 ‘하트골드’ 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지역농협에 기술을 이전한 결과, 2023년 처음으로 39t을 출하했다. ‘하트골드’는 소비자 테스트 결과, 과실크기·과육색·당도 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68% 패널이 구매 의사를 밝히는 등 제주 특산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2단계에선 브랜드 품질 균일화를 위해 수확기준과 표준규격을 설정하고, 전용 소포장 용기 제작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제주지역 ‘감황’ 재배면적은 2020년 8.7ha에서 2024년 19.8ha로 늘었으며, 2029년까지 55ha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주산 키위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GLOBAL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 국제 우수 농산물 관리기준) 획득을 통해 국제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품질관리 체계가 구축되면서 제주 키위는 2021년 154t(69만8000달러)에서 2023년 190t(77만7000달러)으로 수출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 수출 물량의 88.9%가 일본에 집중돼 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최근 키위 검역협상이 완료된 대만에 수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대만 수출 전문 농가를 육성하고 있다. 또한 ‘수출용 과실품질 향상 농업기술·정보’를 제작·보급하고, 수출 검역 교육과 농가별 맞춤형 컨설팅을 추진한다. 수출 품종인 ‘스위트골드’는 당도가 높아 일본과 말레이시아 바이어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2024년 대만에 60t 이상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지역특화 대표 작목 키위의 연구기관으로서 앞으로도 키위 산업 발전을 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키위 가공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도내 가공업체와의 공동연구로 소비자 선호형 제품 개발을 추진한다. 또한 스마트팜 기술을 보급하고, 유통·소비기한 설정과 장기저장 기술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와 협력해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제작지원: 2024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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