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기고] 제5회 임업인의 날을 맞이하며
기고
“오늘 누군가가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이유는 오래전에 누군가가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의 이 말처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산림의 혜택은 임업인들의 노력과 산촌 정주 인구의 유지 때문이다. 산림은 매년 약 4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 생태계 보전과 맑은 물의 공급 등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제공한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임업인들은 그들의 삶의 터전인 산촌에서 묵묵히 산을 가꾸고 산다.
이러한 산촌이 급격한 인구 유출과 이로 인한 지역 경제 침체로 인해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2019년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인구감소위험 지역과 법정 산촌(읍·면·리)을 겹쳐보면 약 84%가 산촌 지역에 해당한다. 산촌 지역소멸의 문제는 공간적 측면에서 임업의 지속가능성과 연계되고, 이는 곧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지구촌 현안에 닿는다. 산촌 소멸 대응과 나아가 산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급격히 소멸해 가는 우리의 산촌을 위해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조건불리 지역인 산촌 내 인적 물적 인프라에 대한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산촌 주민들이 국공유림을 비롯한 각종 산촌 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주민들이 주체가 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자작나무 숲(국유림)의 사례가 숲과 지역사회가 상생하고 있는 좋은 예시가 되겠다.
다음으로 산촌의 생활 인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산촌 체험과 관광 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산촌을 찾는 고객의 관점에서 산촌 생태 관광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디자인하고 프로그램 운영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산림청에서 제도화한 숲경영체험림을 확대·발전시켜 산촌마다 적합한 모델림을 두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기적 정책 성과를 달성하는 데 급급하기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새로운 청년 인구의 산촌 정착’이나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산촌’과 같은 담대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의 지속성을 담보해 줘야 한다.
오는 11월 1일, 제5회 임업인의 날을 맞이해 우리에게 쉴 그늘을 만들어 준 임업인의 노고가 널리 인식되고, 임업의 공간적 근간인 산촌의 활성화에도 많은 국민적 관심이 생기길 바란다.
최무열 한국임업진흥원 원장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파혼하고, 쓰레기 집 갇혔다…'미투' 공무원의 마지막 문자 | 중앙일보
- 김수미 "제 유골은 국립묘지로"…사망 두 달 전 뜻밖의 유언 | 중앙일보
- 전재산 8100억 기부한 "따거"…주윤발은 이런 식당만 간다 | 중앙일보
- '정년이'를 '젖년이'로…SNL, 이번엔 성행위 묘사 몸짓 논란 | 중앙일보
- 김수미, 아들 아닌 서효림에 집 증여…각별한 며느리 사랑 재조명 | 중앙일보
- "갓 돌 된 아들 목 꺾였다"…최민환 과거 위험천만 시구 재조명 | 중앙일보
- 내년 9월 초중교 스마트폰 전면 금지…"국가적 위기" 선포한 나라 | 중앙일보
- "20년 루푸스 앓았다"…안락사 택한 여성에 중국 뒤집힌 까닭 | 중앙일보
- "시댁서 무릎 꿇고 혼났다" 정대세 아내가 이혼 결심 바꾼 이유 | 중앙일보
- 비만약 '위고비' 부작용 뭐길래…의협 "비대면 진료 막아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