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尹 만난 한동훈 "보수 유튜버 날 공격" 용산 "왜 우리에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일부 보수 유튜버의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81분 면담’ 당시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 인사는 28일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보수 유튜버가 나를 공격하고 있다. 계속 이러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도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라인 문제를 강하게 지적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 라인과 소통하는 보수 유튜버들이 저와 당을 공격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여권에서 나오는데,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채 면담했다. 한 대표는 당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각종 의혹 해소 등 ‘3대 요구’를 제안했다. 보수 유튜버 관련 언급은 이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면담 때 이 문제가 언급됐다는 것을 전해 들은 대통령실 일부 인사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원한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왜 용산에 그런 얘기를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한 대표의 말은 마치 대통령실 인사들이 유튜버에게 시켰다는 것으로 들릴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한 대표는 자신을 공격하는 보수 유튜버의 배후가 누군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 사람들(보수 유튜버)이 우리가 말한다고 그대로 들을 사람들이냐”고 반문했다.
한 대표와 강성 보수 유튜버 진영의 갈등이 불거진 건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4·10 총선을 이끌면서 ‘윤·한 갈등’이 처음 터져 나왔을 때다. 한 대표가 지난해 12월 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을 때만 해도 호의적인 반응이 많았지만, 윤·한 갈등이 격화하면서 상당수 강성 유튜버가 한 대표에게 비판적으로 돌아섰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를 본격 거론한 뒤엔 공세 강도가 더 세졌다.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 등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한 대표를 “배신자”라고 지칭하며 사퇴 촉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는 본인의 심정을 직접 글로 적기도 했다. 한 대표는 25일 대구 방문에 앞서 페이스북에 “저를 음해하는 허위사실을 받글, 지라시 식으로 조직적으로 유포하고, 일부 극단 유튜버들이 약속 대련하듯 티키타카 하면서 물 흐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며 “그래도 계속 가 보겠다. 이런 구태정치 바로 잡으라는 것이 국민의 마음이라고 믿는다”고 적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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