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최전선 집결 파병군, 북한이 일부러 신병 위주 편성했나

이택현,박준상 2024. 10. 2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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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로 보낸 파병군을 베테랑 정예병이 아닌 젊은 신병 위주로 편성했다는 분석이 국내외에서 제기된다.

전황과 파병에 대한 러시아 및 국제사회 반응 등을 살피기 위해 전투력이 낮은 병력을 소모병 성격으로 우선 전장에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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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1020, 초기 단계 장병 주축”
전문가 “北 밖 나온 적 없을 가능성”
전황 등 살피려 ‘소모병’ 파견한 듯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북한군이 장비를 수령하는 모습이라며 공개한 영상. SPRAVDI 엑스 캡처


북한이 러시아로 보낸 파병군을 베테랑 정예병이 아닌 젊은 신병 위주로 편성했다는 분석이 국내외에서 제기된다. 전황과 파병에 대한 러시아 및 국제사회 반응 등을 살피기 위해 전투력이 낮은 병력을 소모병 성격으로 우선 전장에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개된 영상과 정보 당국에 따르면 (파병 북한군은) 10대이거나 20대 초반으로 징병 초기 단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군인들은 비교적 키가 작고 체구가 왜소하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도 “앳된 얼굴의 북한 군인들은 한 번도 북한 밖으로 나와 본 적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영양 상태가 의심될 정도의 모습이 최정예 부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격전지 중 한 곳인 쿠르스크에 집결 중인 11군단은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최정예 특수부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5000명 이상 규모 선발대의 전투 능력은 명성에 크게 못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군은 (수년간 훈련받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베테랑 병력이 소모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쿠르스크 지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극렬한 교전을 벌여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곳이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말이 파병이지 사실은 총알받이 용병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평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싱크탱크 퍼시픽포럼 제임스 박 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상대적으로 소모 가능한 병력을 먼저 보내 국내외 반응을 알아보고 싶었을 것”이라며 “이들(선발대)은 베테랑 군인들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향후 폭풍군단 본진이 투입되더라도 전장 특성상 전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폭풍군단은 산악지형인 남한에 침투해 암살과 기반시설 파괴 등을 집중 훈련받아 왔다. 반면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로 이어지는 개활지는 참호를 활용한 소모전이 벌어지는 전장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폭풍군단은 신속하게 산악에 침투하는 역할을 맡은 부대라 평야 전투에 맞지 않고, 경보병이라 무장도 약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폭풍군단 군단장 출신으로 김 위원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영복 조선인민군 부총참모장이 직접 러시아로 이동해 지휘 총책에 나선 만큼 파병 부대의 역할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자력발전소 방비 등 쿠르스크 안정화 임무를 맡거나 러시아로부터 무인기 운용 기술 등을 습득해 후방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러시아는 북한군을 개활지에서의 소모전 말고도 쓸 곳이 많을 것”이라며 “점령지 방어, 우크라이나군 퇴로 차단, 무인기(드론) 운용 등을 통해 러시아군 운용 여건을 조성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택현 박준상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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