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봄 명물된 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부활하나
제주 들불축제의 핵심 이벤트인 ‘오름 불놓기’ 행사가 부활할 가능성이 다시 열렸다. 제주도가 산불 위험 등을 이유로 폐지했지만, 제주도의회가 ‘오름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조례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28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최근 도의회는 본회의를 통해 주민청구조례안인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 조례안에는 ‘목초지 불놓기’, ‘달집태우기’ 등 축제 내 행사의 진행 여부를 지자체장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전국적인 산불경보 발령 등으로 행사를 정상 개최할 수 없을 때는 개최 시기나 기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들불축제는 해마다 3월 초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서 열렸다. 하지만 지난해 동해안 산불 여파 등으로 행사 당일까지도 개최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하이라이트인 ‘불놓기 행사’가 취소되면서 존폐 논란이 일었다. 타 지역에선 산불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제주에서 ‘산에 불을 놓는 것’을 주제로 한 축제가 타당하냐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제주도는 지난해 5월 여론을 수렴해 불놓기 이벤트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주시는 오름에 직접 불을 놓는 방식 대신 빛과 조명 등으로 이벤트를 대신하기로 결정했다. 또 새로운 축제 방향을 찾기 위해 올해 3월 축제를 아예 열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불놓기 폐지 방침 이후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애월읍 주민 1283명을 중심으로 불놓기를 되살리기 위한 조례 제정 운동이 나타났다. 이들은 불놓기 행사를 보러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음식점이나 카페, 숙소가 북적인다는 점에서 “축제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주민 발의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산림보호법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검토해 재의 혹은 공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들불축제는 제주도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를 현대적으로 재현해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30만㎡를 태우는 게 핵심 이벤트였다. 1997년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서 시작돼 구좌읍 덕천리 마을 공동목장(1999년)을 거쳐 2000년부터 새별오름이 축제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오름 불놓기 당일에만 15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유망 축제, 최우수 축제 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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