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사다리 42→100개…오송 참사 지하차도 전면개통
지난해 7월 침수사고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충북 청주 궁평2지하차도가 1년 3개월여 만에 전면 개통한다.
충북도는 왕복 4차로 중 양방향 중앙 2개 차로를 부분 개통 중인 궁평2치하차도에 대한 안전 시설물 설치 사업을 마치고 31일 오후 10시를 기해 전면 개통한다고 28일 밝혔다.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지난해 7월 15일 미호강 범람으로 강물이 유입하면서 자동차 17대가 물에 잠기고, 버스 승객 등 1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안전 점검 등을 이유로 1년 넘게 통행이 금지됐다.
충북도는 지하차도 1차 보강 공사를 마치고 지난 6월 말 재개통을 예고했지만 “안전시설이 미흡하다”는 유가족 의견을 반영해 재개통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시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은 지하차도 안에 만든 핸드레일(구명봉) 간격이 넓고 비상 사다리 수가 적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충북도는 추석을 앞둔 지난달 12일 궁평2지하차도 부분 개통을 결정하면서 안전시설 추가 설치 계획을 발표하고, 한 달여 동안 보강 공사를 진행했다. 지하차도 안에 만든 핸드레일은 2단에서 최대 13단으로 촘촘하게 설치했다. 어린이나 노약자가 손을 멀리 뻗지 않고도 봉을 붙잡을 수 있다.
구명조끼와 튜브·로프가 들어 있는 수난인명구조함은 12개소에서 26개소로 추가했다. 지하차도 윗부분으로 올라갈 수 있는 비상 사다리는 42개에서 100개로 대폭 늘어났다. 비상 사다리 간격은 기존 25·50m에서 12.5m로 좁아졌다.
김봉수 충북도로관리사업소장은 “큰 트럭이나 버스 길이가 12m를 벗어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비상 사다리 간격을 조정했다”며 “자동차가 지하차도에 고립되더라도 몇 걸음만 가면 비상 사다리를 찾을 수 있고, 이 구조물과 연결된 핸드레일을 붙잡고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충북도는 궁평2지하차도 430m 구간을 포함해 지방도 508호선 오송 1교차로~옥산 신촌 2교차로 4㎞ 양방향 도로를 폐쇄했다.
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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