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5를 7대5로 뒤집다... KIA 한국시리즈 우승
[양형석 기자]
▲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투수 정해영이 승리를 한 뒤 포수 김태군과 환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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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2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때려내며 7-5로 승리했다. 이로써 KIA는 지난 1987년 한국시리즈 이후 무려 37년 만에 홈 구장인 광주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공교롭게도 1987년의 한국시리즈 상대 역시 삼성이었다).
KIA는 선발 양현종이 2.2이닝 5실점으로 아쉬운 투구를 했지만 6명의 불펜 투수가 6.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고 승리를 지켰다. 타석에서는 최형우가 5회말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트렸고 5-5 동점 상황이던 6회말 1사1,3루에서 나온 김태군의 내야 안타가 결승타가 됐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KIA는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초반 기선 제압한 디아즈의 연타석 투런포
광주에서 2박3일 동안 열린 1, 2차전에서 연승을 거둔 KIA는 대구에서 열린 3, 4차전에서 1승1패를 기록하면서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들었다. 광주로 돌아온 KIA는 안방에서 열리는 5, 6, 7차전 중 한 경기만 승리하면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짓는다. 반면에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은 1승3패 후 3연승을 거두며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3년의 기적'을 11년 만에 재현해야 한다.
KIA는 시리즈를 5차전에서 마무리하기 위해 통산 179승 투수이자 2차전 승리를 따냈던 '대투수'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웠다. KIA는 최형우가 라인업에 복귀했지만 삼성의 선발 이승현을 맞아 최원준 대신 우타자 이창진이 선발 출전했다. 이에 맞서는 삼성의 박진만 감독은 다리가 불편한 강민호 대신 프로 6년 차의 백업포수 이병헌을 9번에 배치했고 한국시리즈 2홈런의 김헌곤이 3번 좌익수로 출전했다.
삼성은 1회 선두 타자 김지찬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후 류지혁과 김헌곤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디아즈와 김영웅이 백투백 홈런을 때려내면서 첫 공격에서 3점을 선취했다. KIA도 1회말 공격에서 곧바로 추격을 시작했다. KIA는 1회말 공격에서 박찬호의 내야안타와 김선빈의 몸 맞는 공, 김도영의 땅볼, 나성범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한 점을 추격했다. 하지만 이어진 2사 1, 2루 기회는 살리지 못했다.
KIA가 2회말 2사 2, 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삼성은 3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추가점을 뽑았다. 삼성은 류지혁의 안타로 만든 2사 1루 기회에서 디아즈가 또 한 번 우측담장을 넘기는 연타석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스코어를 5-1로 벌렸다. 4차전까지 홈런은 물론이고 타점도 하나 기록하지 못했던 디아즈는 5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면서 KIA 선발 양현종을 2.2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강판 시켰다.
KIA는 3회말 공격에서 김도영과 나성범의 안타와 최형우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격했고 두 번째 투수 김도현이 4회 선두 타자를 내보낸 후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KIA는 4회말 만루 기회를 놓쳤지만 5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최형우의 솔로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이어진 2사 만루에서 김도영의 밀어내기 볼넷 때 2루 주자 박찬호까지 홈으로 파고 들면서 5-5 동점을 만들었다.
5경기 무실점 기록한 타이거즈의 '마당쇠'
KIA는 6회부터 좌완 곽도규를 마운드에 올려 삼진 2개를 곁들이며 6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았고 6회말 공격에서 앞서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KIA는 6회 소크라테스의 안타와 변우혁의 볼넷으로 만든 1사1,3루 기회에서 김태군의 내야안타로 6-5로 역전에 성공했다. KIA는 7회초 한국시리즈 4경기에 모두 등판해 3.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장현식이 등판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이닝을 삭제했다.
KIA는 7회말 공격에서 김선빈의 내야안타와 임창민의 야수선택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지만 나성범과 소크라테스의 삼진, 대타 최원준의 땅볼로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삼성도 8회초 공격에서 득점권 기회를 잡았지만 디아즈가 삼진,이재현이 니야플라이 로 물러났다. KIA는 8회 박찬호의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고 마무리 정해영은 9회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2020년8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장현식은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이었던 34홀드를 기록하면서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하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급부상했다. 시즌 50경기 이상 등판하면서 불펜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 장현식은 지난해 필승조에서 밀려나 5홀드에 그쳤지만 올해 다시 75경기에 등판해 3.94의 평균자책점과 함께 5승4패16홀드를 기록하며 KIA의 필승조 자리를 되찾았다.
장현식의 진가는 한국시리즈에서 드러났다. 장현식은 1차전부터 5차전까지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등판해 5이닝 동안 1피안타3볼넷3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기록하며 타이거즈의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비록 승리도 없었고 홀드 역시 5차전에야 비로소 하나를 올렸을 뿐이지만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했던 장현식의 헌신이 없었다면 KIA의 우승도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삼성은 포스트시즌을 전후로 코너 시볼드와 구자욱, 원태인, 강민호 등 팀의 투타 핵심 선수들이 차례로 부상을 당하면서 완전한 전력을 꾸리지 못한 채 아쉬운 준우승을 기록했다. 올해도 밑에서 올라오는 팀이 정규리그 우승팀을 이기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한국시리즈였다. 하지만 삼성은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무려 31년 만에 타이거즈와 '영호남 라이벌전'을 치르며 팬들을 감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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