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尹 "북한군 우크라 전선 투입, 예상보다 빠를수도…상황 엄중"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러·북 간 불법적인 군사 협력은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즉각적인 철수와 러·북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하는 가운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 조치를 적극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EU 및 회원국들과 함께 실질적인 대응 조치를 모색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EU가 북한의 파병 소식 직후 강력한 규탄 메시지를 내며 한국과 한목소리로 신속하게 대응해준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북한군 파병은 이미 장기화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악화하게 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이어 EU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해 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또 "그간 EU는 한국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를 시행해 왔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그 중대성을 고려해 회원국들과 함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고 파병까지 한 것을 보아 지난해 5월 한·EU 정상회담에서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윤 대통령과) 공감한 것이 다시금 사실로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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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한국 정부 대표단, 우크라 방문해 전황 정보 공유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도 28일 통화로 북한의 러시아 군사 파병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앞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의 전화는 지난 21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뤼터 사무총장에게 "한국 정보 대표단이 오늘 나토에 브리핑한 데 이어 내일(29일) EU 정치안보위원회에서 브리핑과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한국 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정보·국방 당국자들과 전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는 계획을 윤 대통령이 처음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나토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나토가 뤼터 사무총장의 리더십 아래에서 강력히 연대하고 규합해 러·북 간 불법 교류를 감시하고 차단하는 노력을 배가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롯한 러·북의 불법 군사협력이 분쟁을 격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국제 평화와 번영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한국이 신속하게 정부 대표단을 보내 나토 회원국들과 정보를 공유해 준 데 대해 각별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나도 우크라이나 측과 소통하겠다"며 "북한군이 개입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나토의 최우선 관심사로서, 전장 관련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면서 한국과 대응책을 계속 협의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