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MBK 1차전 결과 ‘승자 없음’…2차전 주총 표 대결 시작됐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대결 1차전이 승자 없이 끝났다. 양측 모두 지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고, 지분율 차이는 3% 정도에 불과했다. 영풍·MBK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양측의 대결은 2차전으로 돌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마감한 자기주식(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총 주식의 9.85%(204만30주)를 샀다고 28일 공시했다. 이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 주식으로, 고려아연은 소각하겠다고 앞서 밝혔다. 이와 별개로 고려아연의 우군으로 공개매수에 참여한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베인캐피털은 고려아연 지분 1.41%(29만1272주)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과 우군 지분의 합은 33.99%에서 35.40%로 늘어나게 됐다. 지난 14일 공개매수를 먼저 마감한 영풍·MBK가 확보한 지분은 38.47%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3%포인트 정도로 좁혀졌다. 고려아연이 이번에 매수한 자사주를 소각하더라도 3%포인트대 격차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MBK가 지난달 13일 영풍과 손 잡고 공개매수에 들어가면서 시작된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공개매수 싸움이 압도적 승자 없이 종료된 것이다.
영풍·MBK, 최윤범 회장 힘빼기 시도
영풍·MBK는 이를 위해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임시 주총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집행임원제도는 최고경영책임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집행임원이 회사 경영을 맡고, 이사회는 감독 역할을 주로 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고려아연에 도입되면 최윤범 회장은 CEO에게 경영 권한을 넘겨주고 이사 역할만 해야 한다. MBK는 “남양유업의 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홍원식 전 회장 체제에서의 훼손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영풍·MBK는 이사회에서 최 회장 측 힘을 줄이기 위해 사외이사 1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임시 주총에 올리기로 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1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장형진 영풍 고문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최 회장 측 인사다. 영풍·MBK은 12(최 회장 측)대 1(영풍 측)의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를 12대 15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영풍·MBK가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한 목록엔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변현철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포함됐다.
결국 중요한 건 '지분율'
집행임원제도 도입은 정관 변경이 필요한 특별결의 사항이다.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시장에서는 영풍·MBK가 3분의 2 동의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MBK 관계자는 “집행임원제도는 거버넌스를 개혁하는 것이며 정부의 밸류업 기조와도 맞기 때문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 회장과 베인캐피털 지분 합은 19.4%로 3분의 1도 안 된다. 현대자동차 등의 지분을 최 회장 측이 우호 지분으로 포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 3분의 2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이병준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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