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 감독 교체-이승우 활용법, '강등 위기' 전북의 미스터리

이준목 2024. 10. 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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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최하위까지 추락할 위기, 최상의 베스트 조합도 완성 못해

[이준목 기자]

설마했던 전북 현대의 강등 위기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북은 최근 K리그1에서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9승 10무 16패로 승점 35점을 기록 중인 전북은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3점)에게도 불과 2점 차이로 추격당하고 있다. 리그 3경기를 남겨둔 전북은 다음달 2일 열리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도 패하면 최하위까지 추락할 위기다.

전북은 K리그 역대 최다 우승(9회) 등 찬란한 역사를 기록해온 명문 구단이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그야말로 창단 이래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미 스플릿 제도 도입 이후 창단 첫 하위 스플릿 추락이라는 굴욕을 달성했고, 이제는 창단 첫 강등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전북이 비록 부진을 겪고 있다고는 해도 일시적일뿐, 언젠가는 다시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전북은 시즌 초반인 4월 6일 루마니아 출신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사임하자 박원재 감독대행 체제를 거쳐, 약 두달여만인 5월 29일 김두현 신임감독을 선임했다. 여기에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여 이승우, 안드리고, 한국영, 김태현 등을 보강했다.

하지만 어느덧 5개월이 지나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전북의 현실은 여전히 강등권이다. 김두현 감독 부임 이후 전북이 거둔 성적은 6승 5무 11패로 승률이 3할도 되지않는다. 감독대행 체제 시절까지 전북의 순위는 그나마 중위권과 격차가 크지않은 10위였는데, 현재는 11위로 한 계단 더 떨어졌고 오히려 최하위가 더 가까워졌다.

김두현 감독은 비록 정식 감독으로는 초보 사령탑이었지만, 이미 지난 시즌에도 전북에서 코치와 감독대행 경력이 있어서 팀사정에 밝다. 하지만 1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김 감독은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파이널 A(6강) 진입을 목표로 삼았으나 이는 일찌감치 좌절됐다. 유일하게 우승 가능성이 있었던 FA컵에서도 16강에서 2부리그팀인 김포FC에 덜미를 잡히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일각에서는 김두현 감독 부임 이후 한때 약점이던 수비가 조금씩 안정되고 경기력이 개선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내용이 좋아져도 결과가 뒷받침되지않으면 소용이 없다. 특히 고질적인 골결정력 난조는 김감독 부임 이후 벌써 5개월이 지났는데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하여 전북은 유리하게 주도한 경기에서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하여 허무하게 승점을 날리는 경우가 잦다.

전북은 올시즌 리그 35경기에서 45골을 기록 중이다. 하위 B그룹에서는 팀득점 1위지만 K리그1 전체로 봤을 때는 12개 구단 중 7위에 불과하다. 파이널라운드가 시작된 후 최근 대전(0-2)과 제주(0-1)전에서는 두 경기 연속 골문을 열지 못하고 무득점에 그쳤다.

전북은 올시즌 팀내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전무하다. 이승우(11골)가 있지만 단 1골을 빼면 나머지는 모두 전 소속팀 수원FC에서 시즌 전반기에 기록한 득점이다. 전북에서만 기록한 골로 따지면 올시즌 팀내 최다득점자는 문선민-송민규-티아고가 나란히 6골로 동점이다. 올시즌 전북의 정통 스트라이커 부재 고민과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승우의 영입과 활용방식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공격력에 애를 먹던 전북은 여름이적시장에서 이승우를 K리그 최고연봉 대우로 영입했다. 이승우는 수원FC에서 3년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고 올시즌에는 11골 5도움으로 득점 전체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릴만큼 특급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리그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최근 국가대표팀에 대체 발탁으로 오랜만에 복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우는 정작 전북에 입단한 이후로는 수원FC 시절만큼의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승우가 전북에서 올린 득점은 지난 9월 14일 친정팀 수원FC와의 30라운드(6-0 전북승)에서 기록한 1골이 전부다.

무엇보다 출전시간 자체가 적다. 이승우는 전북 유니폼을 입고 9경기에 출장하여 386분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평균 출장시간이 45분(42.8분)도 되지 않고 그나마 교체출전이 대부분이다. 이승우는 지난 제주전에서도 후반 17분에야 투입되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물론 이승우는 올시즌 초반 수원FC에서도 교체로 나선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당시는 이승우의 컨디션보다 팀사정상 후반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전술적 이유가 컸다. 이승우는 수원FC에서 짧은 시간을 소화하며서도 많은 골을 기록하며 '후반의 남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반면 전북은 현재 1부리그 생존이 걸린 강등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가뜩이나 팀이 득점력 가뭄으로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공격수를 데려와 놓고 제대로 활용도 하 못하는 모습은 의구심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김두현 감독은 이승우의 컨디션과 부상 문제 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실 송민규와 문선민, 이영재 등 2선 자원이 풍부한 전북은 확실한 스트라이커의 부재가 더 아쉬웠던 상황이었다. 이승우는 주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처진 스트라이커에 더 가깝다. 애초에 이승우가 김두현 감독의 전술상 당장 필요한 카드는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김두현 감독은 외국인 공격수 티아고와 에르난데스가 있음에도 송민규와 이영재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국내 선수들만의 선발라인업을 꾸리는 등 변칙적인 전술을 구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결국 시즌이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렀는데도 전북은 아직까지 최상의 베스트 조합조차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전북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그리 많지 않다.

현재 분위기상 전북이 최소한 10-11위팀까지 나서는 승강플레이오프행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심지어 최하위 12위가 되면 승강플레이오프도 없이 2부리그로 다이렉트 강등을 당할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수원 삼성에 이어 K리그1에 2년연속 '명문팀의 2부 강등'이라는 충격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지 팬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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