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찾은 트럼프 "4년 전보다 나아졌나?…해리스, 넌 해고야"

조슬기나 2024. 10. 2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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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택 2024]

"4년 전보다 지금이 더 나은가?" "카멀라, 너는 해고야. 나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민주당 강세 지역인 뉴욕을 찾아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갔다. 간병인 세액공제를 비롯한 새로운 감세 공약도 공개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뉴욕 매디슨스퀘어 가든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내가 사랑하는 도시로 돌아와서 기쁘다"며 "아주 간단한 질문부터 하고 싶다. 4년 전보다 지금이 더 나은가"라고 질문부터 던졌다.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즉각 "아니오(No)"라고 외쳤다. 이는 과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0년 대선을 앞둔 마지막 토론에서 한 발언을 따라한 것이다. 당시 이 질문은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유권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레이건의 대선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동일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현재 미국의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부각시키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끝내고, 범죄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다시 아메리칸드림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더 커지고, 더 좋아지고, 더 부유해지고, 더 안전해지고,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과거 자신이 TV 프로그램에서 유행시켰던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 발언도 반복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운명이 여러분(유권자)들의 손 위에 있다"면서 "다음주 화요일(대선일인 11월5일), 여러분은 카멀라 해리스에게 당신은 엉망진창이라고 말해야 한다. 삐뚤어진(Crooked) 바이든도 엉망진창"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 우리나라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카멀라, 당신은 해고야. 나가.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할 경우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빠르게 구축할 것"이라며 "우리가 지난 임기에서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규모 관세와 감세 공약을 중심으로 한 자신의 공약을 강조하며 '간병인 세액공제' 방침도 언급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나라에게 많은 것을 더해줬으나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며 "이제 그들이 인정받을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동차 대출 이자를 전액 세액공제 대상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만든 자동차에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조기를 불태운 사람에게 1년 징역형을 선고하는 법안도 제안했다.

취임 첫날부터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에 나설 것이라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불법이민자들이 저지른 범죄와 관련한 TV 뉴스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 후, "미국은 점령됐다. 취임 첫날에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범죄자들을 내쫓겠다"고 했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에게 '국경 차르'라고 책임을 돌리는 한편, "매우 무능하다"고 깎아내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는 직위에 부적합하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면서 "IQ가 매우 낮다"고 비하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이른바 반(反)트럼프 세력을 '내부의 적'으로 재차 칭하며 "그들이 이 나라에 매우 나쁜 짓을 저질렀다. 국경개방,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기후변화 사기 등으로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유세는 대선 캠페인 막바지에 민주당 텃밭인 뉴욕 맨해튼에서 대규모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눈길을 끌었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에 탄력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자신의 고향이자 부동산 사업 본거지였던 맨해튼 한복판에서 유세에 나서면서 승리 자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최근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뉴욕에서 이기고 싶다"고 말했었다. 트럼프 지지자들도 하루 전부터 유세장을 찾아 긴 줄을 서는 열의를 보였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은 며칠 전부터 이번 유세를 1939년 동일 장소에서 열렸던 나치 집회에 빗대며 비판을 쏟아내 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 이날 유세에는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도 연사로 참석했다. 밴스 상원의원은 "우리는 9일 후, 카멀라 해리스에게 '당신은 해고다. 당신이 속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라. 백악관에서 나가라'고 말할 것"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행어를 반복했다. 'MAGA' 모자를 쓰고 등장한 머스크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 "미국이 전에 없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놀라운 미래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이날 유세에 등장한 연설자들이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칭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악마', '적그리스도'라고 말하는 등 인종차별적이고 선동적 발언들이 두드러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간 공식석상 등장을 자제했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이날만은 무대에 올라 마지막 연설자인 남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안타깝게도 오늘날엔 삶의 질이 떨어지고 경제적 불안정성이 커졌다. 뉴욕시와 미국은 마법을 되찾아야 한다"며 "내일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보자"고 짧게 발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 중 멜라니아 여사가 최근 출간한 회고록과 관련 "읽으면서 긴장했다. 그녀가 내게 나쁜 말을 했을지 궁금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1월5일 대선일을 '우리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로 칭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말로 약 1시간 15분에 걸친 이날 연설을 마무리했다. 직후 유세장에는 '뉴욕, 뉴욕' 음악이 흘러나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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