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할리 "도와주던 불법체류자가…" 마약 손 댄 이유 고백

로버트 할리가 지난해 8월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해외 청년들에게는 술보다 흔한 마약'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5년 전 마약을 투약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할리는 지난 27일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 출연해 “스트레스가 많았을 때 불법체류자의 권유로 (마약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할리는 “아버지가 7년 전 돌아가셨다”며 “일주일에 두세 번 통화할 만큼 많이 의존했는데 돌아가시고 난 뒤 마음이 아파서 뭔가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게 됐다”며 “집안 스트레스도 있었고 방송 일도 많아졌다”고 했다.

이어 “당시 사람을 잘못 만났다”며 “(컨디션이 좋을 땐) 나쁜 사람을 쉽게 구별할 수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니 경계심이 낮아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분별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할리는 “변명하고 싶지 않지만 기면증이 있어서 녹화 중간에 잠이 오는 게 스트레스였다”면서 “내가 도와주던 불법체류자가 이걸(마약) 먹으면 잠이 안 와서 방송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해 (마약에)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했다”며 “그때 그 일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큰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로버트 할리가 5년 전 마약을 투약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사진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캡처

미국 변호사 출신인 할리는 1988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후 슬하에 세 아들을 뒀으며 1997년 귀화해 한국에 정착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인기를 얻은 할리는 2019년 4월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물의를 빚었다. 그는 그해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을 선고받았다.

이후 방송 활동을 접고 자숙하던 할리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열린 ‘해외 청년들에게는 술보다 흔한 마약’ 토론회에서 4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할리는 “마약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밝히며 경험담을 통해 마약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