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16) 이미지 파일 변환 신기술 개발로 회사 규모 급성장

김동규 2024. 10. 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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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싶었다.

그러던 가운데 97년 노바티스 제약회사로부터 PDF 파일 포맷으로 식약청에 신약 신청을 하기를 원한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그렇게 여섯 장의 CD에 저장해 미국 식약청 최초로 PDF 파일 포맷으로 된 신약 신청을 성료시켰다.

1년 후 우리가 했던 최초의 PDF 파일 신약 신청은 미국의 스미스소니언협회로부터 98년 기술혁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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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파일 포맷으로 신약 신청을
원하는 한 제약회사의 요청받은 후
이미지 파일 변환 기술 자체 개발
식약청 최초 전자 신약 신청 성공
김진수(왼쪽) 긱섬 대표가 신약 신청시 식약청에 제출하는 각종 서류 앞에서 촬영하고 있다. 김 대표 제공


제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싶었다. 출석하던 에리자베스한인교회 목사님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그때 목사님은 창세기 23장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장지 구입 이야기를 했다.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가 죽자 헷 족속 소할의 아들 에브론에게 소유지를 팔 것을 권했다. 에브론은 무상으로 주겠다고 했으나 아브라함은 정당한 대가를 주고 자신의 소유지로 만든 일화다.

나는 목사님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회사는 이익이 나지 않으면 세금을 내지 않는다. 세금을 낸다는 말은 이익이 났다는 것이다. 세금을 많이 낸다는 것은 이익이 많이 났다는 이야기다. 빨리 이익 내는 것을 포기한다면 세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약품을 허가하는 세계 각국의 식약청은 신약(新藥) 신청시 엄청난 양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한 약품을 개발하는데 소요하는 시간은 5년에서 10년 이상 소모되고 임상시험 자료를 포함한 관련 서류는 수십 만장의 분량에 이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식약청은 전자문서를 원했지만 어떤 문서 형식으로 제출해야 하는지를 놓고 유럽과 미국은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독일을 주축으로 한 유럽에서는 TIF 파일 형식을 선호했다. 반면 미국 식약청은 새로운 형식인 PDF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내가 처음 PDF 포맷을 알게 된 건 1994년 무렵이었다. 어도비(Adobe)사는 1993년 종이 서류를 대신할 전자 서류의 대안으로 PDF 파일을 선보였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했다.

그러나 이는 나의 사업에 있어서 중대한 위협이었다. 왜냐하면 당시 나는 PDF 포맷이 이미 구축해 놓은 TIF 파일 포맷을 기본으로 한 이미징 프로그램과 경쟁하는 포맷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가운데 97년 노바티스 제약회사로부터 PDF 파일 포맷으로 식약청에 신약 신청을 하기를 원한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내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지만 그 프로젝트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신기술 개발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당시 소프트웨어는 스캔본의 이미지 파일을 PDF 파일로 변환시키는 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특히 수십만 장의 서류를 단시간에 변환시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TIF 파일을 PDF 파일로 변환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약 6개월이란 노력 끝에 회사는 20만장의 종이 서류를 PDF 파일로 전환시켰다. 그렇게 여섯 장의 CD에 저장해 미국 식약청 최초로 PDF 파일 포맷으로 된 신약 신청을 성료시켰다.

이 새로운 시도는 미국 식약청으로 하여금 종이문서 대신 전자문서로 신약 신청을 하도록 지침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1년 후 우리가 했던 최초의 PDF 파일 신약 신청은 미국의 스미스소니언협회로부터 98년 기술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 회사는 급성장을 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새로운 PDF 파일 포맷을 원했고 그 해결책을 우리 회사가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97년 10명이던 직원은 1년 후 30명, 그 다음 해는 90명으로 증가했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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