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주인' 바뀐다…트럼프 당선에 공화당 상·하원 장악하면 ‘MAGA 독주’[김형구의 USA 오디세이]

김형구 2024. 10. 2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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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구 워싱턴 총국장

미국 차기 대통령을 뽑는 오는 11월 5일에는 상·하원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차기 의회 권력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의회가 차기 백악관 주인과 협력 관계를 그려갈지, 견제 내지 갈등 관계로 치달을지가 결정된다.

미 상·하원은 법안 발의·심의권을 독점하고 정부 예산을 심사·승인하는 등 권한이 막강하다. 하원은 연방 예산 심의권, 대통령을 비롯한 공무원의 탄핵소추권 등을 갖고 상원은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 공직자 및 연방 대법관 임명 승인권, 국제 조약 비준, 탄핵 심의·결정권 등을 가진다.

오는 11월 5일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에는 상ㆍ하원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사진은 2020년 11월 3일 대선이 끝난 지 6일 뒤인 11월 9일 워싱턴 DC 의사당 앞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연단 공사가 시작된 모습. 사진 AFP=연합뉴스

각 주를 대표하는 상원은 50개 주마다 2명씩 총 100명의 의원을 둔다. 임기는 6년이며, 2년 간격으로 3분의 1씩 선거를 하도록 해 의정의 안정을 확보하면서도 정기적 변화를 제도화했다. 각 주 인구에 비례해 대표를 뽑는 하원은 총 435석이며 임기는 2년이다. 중간선거 때 상원의원 3분의 1과 함께 하원의원 전원이 새로 선출된다.

11·5 선거일을 10일 남겨둔 27일(현지시간) 기준 상원 선거 판세는 ‘공화당 우세’를, 하원 선거는 ‘공화당 박빙우세’를 가리키고 있다. 현재 ‘상원 민주당 다수당, 하원 공화당 다수당’ 구조가 바뀔지 관심이 집중된다.


“상원, 공화당 승리 확률 72%”


상원의 현재 의석수는 민주당이 51석(무소속이나 친민주당 성향 4명 포함), 공화당 49석으로 민주당이 가까스로 과반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선거 통계 사이트의 분석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와 함께 다수당 지위 탈환을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주원 기자

상원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34곳 중 현역 민주당 지역구는 22곳, 공화당 지역구는 12곳이다. 이 가운데 당초 민주당 지역구였던 웨스트버지니아와 몬태나주 상원의원 선거 2곳이 공화당으로 넘어갈 것이 유력시된다. 당초 공화당 텃밭이었던 웨스트버지니아는 현역 조 맨친 상원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고, 몬태나주 역시 공화당의 팀 시히 후보가 현직 상원의원인 존 테스터 민주당 후보 자리를 빼앗을 공산이 크다는 게 최근 여론조사 결과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이 2석 줄고 거꾸로 공화당이 그만큼 늘면서 공화당 51석, 민주당 49석으로 역전된다. 선거 통계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이날 기준 전망치가 이와 같다. 또 다른 선거 통계 사이트 270투윈은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민주당 박빙우세 지역으로 분류한 오하이오를 경합지역으로 분류해 민주당 48석, 공화당 51석, 경합 1석으로 보고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의 판세 분석도 270투윈과 같은데, 더힐은 상원에서 공화당이 과반 승리할 확률을 이날 기준 72%로 콕 집어 예측하고 있다.


“하원, 공화당 승리 확률 53%”


총 435석 전체를 놓고 치러지는 하원 선거는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화당의 박빙 우세로 보는 시각이 대체로 많다. 공화당이 220석으로 과반 218석을 근소하게 넘어서 다수당 지위를 가진 가운데 민주당 212석, 공석 3석인 현재의 의석 분포와 대동소이할 것이란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예정된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로 난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더힐은 공화당이 211석, 민주당이 208석을 확보할 것이 유력시되고 나머지 16개 선거구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합 지역까지 승패를 쪼갠 예측치는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7석이다. 더힐은 이날 기준 공화당의 과반 승리 확률을 53%로, 민주당의 과반 승리 확률을 47%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지난 9월 25일 기준 각각 57%·43%였던 것에 비하면 공화당 승리 가능성은 소폭 줄어드는 흐름이다.

다른 업체들의 분석도 대체로 비슷하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공화당이 207석, 민주당이 196석을 확보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경합지역 32석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270투윈은 공화당이 206석, 민주당 204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가운데 경합지역 25곳을 놓고 치열한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상ㆍ하원 선거 전망에 대해 “상원은 해당 지역구의 여러 현안 상 공화당이 유리하다는 게 지배적 판단”이라며 “하원은 대선과 마찬가지로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었다.


상·하원 권력 분점시 백악관과 긴장관계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만약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면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면서 ‘트럼프 집권 2기’는 날개를 달게 된다. 행정부 권력에 의회 권력까지 뒷받침되면서 트럼프 시즌2에 예고되고 있는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보편 관세 등 각종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과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이 거침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화당이 사실상 ‘트럼프당’으로 재편된 만큼 트럼프가 한국에게 방위비분담금협정(SMA) 재협상을 요구하며 대폭 인상을 요구하면 공화당 다수의 의회가 주한미군 규모를 정하는 국방수권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며 트럼프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반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고 상·하원 선거는 공화당에 모두 내주게 될 경우 해리스 정부는 국정 운영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공화당 다수의 의회가 해리스 정부 각종 정책에 태클을 걸며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상·하원 권력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분점할 경우 지금과 같은 백악관과의 긴장·견제 관계가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중간선거 때 상원은 수성했지만 하원을 공화당에 내준 뒤 정부 예산안과 우크라이나 지원안 등 주요 의안을 처리할 때마다 홍역을 치렀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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