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대 실적’ 기아마저… 희망퇴직, 잘나가는 기업도 예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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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기아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는 최근 55세(1969년 출생) 이상 일반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조건이 좋자 애초 회사가 생각한 대상자가 아닌 40대 후반 직원이 인사 부서에 따로 요청해 희망퇴직을 승인받기도 했다.
SK텔레콤 역시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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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방산 부문도 첫 시행
여력 있는 기업은 ‘당근’ 내걸고
젊은피 수혈 조직 개편 기회 삼아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기아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황이 나쁘지 않은 일부 대기업도 인사적체 해소 및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기퇴직을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령·비핵심 부서 직원들의 조기퇴직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기아는 최근 55세(1969년 출생) 이상 일반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사측은 대상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했고, 1대 1 면담을 통해 희망퇴직 신청 의사를 물었다. 기아 측이 제시한 조건은 자녀 대학학자금 지원 복지 유지, 월급 20개월 치 지급, 위로금 1000만~2000만원 지급 등이다.
조건이 좋자 애초 회사가 생각한 대상자가 아닌 40대 후반 직원이 인사 부서에 따로 요청해 희망퇴직을 승인받기도 했다. 기술, 생산, 영업 등 부서는 대상에서 빠졌다. 이번 희망퇴직은 현대차가 50대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2년 전 도입한 ‘커리어 컨설팅 지원제도’와는 다르다.
기아 관계자는 27일 “사측이 강제적으로 퇴사를 압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면서 “희망퇴직 지원자는 연말까지 근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한화시스템 방산부문 역시 지난 7월 저성과자와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는 직원 대상의 희망퇴직 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성과자는 최근 3년의 인사평가에서 2번 이상 최저점을 받은 직원 등이다.
희망퇴직자는 근속 연수에 따라 7~18개월 치 급여를 일시에 받는다. 한화시스템은 “희망퇴직은 회사에 인적구성 재편의 기회이고, 직원들에게도 또 다른 기회이기에 이를 지원하고자 시행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역시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최근 퇴직 격려금 규모를 기존 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으로 6배 상향 조정했다.
여력이 있는 기업들의 이런 시도는 사내 고령자 비중이 높은 ‘나이 역피라미드’ 구조를 해소해 장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가 크다. 희망퇴직을 유도하려면 직원들에게 매력적인 ‘당근’을 줘야 하기 때문에 단기·일시적 비용이 든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영 효율화 및 젊은층 비중 상승에 따른 혁신 DNA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구 감소 사회에서는 은퇴 예정자가 MZ세대 직원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은 전략적으로 고령 직원의 퇴직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저성과 고령자에 대한 희망퇴직 시행을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준비되지 않은’ 50대 실업자 양산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서 교수는 “AI로 대표되는 기술 변화와 악화하는 거시경제 환경으로 일자리가 감소하는 쪽으로 간다”며 “고령 퇴직자들이 제2, 제3의 일자리를 원활히 찾을 수 있도록 제도적, 사회적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전성필 임송수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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