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퀄컴에 IP 계약해지 통보…그 뒤엔 애플 출신 ‘설계 천재들’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퀄컴에 설계자산 사용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28/joongang/20241028000252862uydd.jpg)
반도체 설계회사 ARM이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회사 퀄컴에 반도체 설계자산(IP) 사용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지난 22일 ARM은 퀄컴에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뜻을 통보했다.
세계 모든 스마트폰 두뇌 칩의 기본 설계 밑그림을 제공하며 ‘반도체 업계의 스위스’로 불리던 ARM이 특정 고객사에 자신들의 IP를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퀄컴은 물론 삼성전자·애플·미디어텍 등 모든 회사가 ARM의 IP를 사용해 스마트폰의 두뇌 칩을 만들고 있다.
ARM의 계약해지 통보는 퀄컴이 역대 최고 성능 야심작 칩인 ‘스냅드래곤8 엘리트’ 공개 행사를 열며 축제 분위기에 빠져있는 동안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ARM은 반도체 설계의 밑그림이 되는 IP를 고객사에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회사다. 각종 앱과 그래픽 처리 등을 담당하는 복잡한 스마트폰 두뇌 칩을 각 회사가 맨땅에서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ARM이 설계 밑그림을 대신 해주는 셈이다.
ARM의 밑그림 제공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TLA(기술 라이선스 계약)와 ALA(아키텍처 라이선스 계약)이다. TLA는 어느 정도 조립된 ARM의 설계 덩어리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 반면 ALA는 개별 설계 사용권만 가져가 고객사가 입맛에 맞게 조립하겠다는 계약이다.
퀄컴·삼성전자·미디어텍은 TLA 방식으로 ARM의 IP를 쓰는 반면, 애플은 ALA 방식으로 아이폰 등에 들어가는 두뇌 칩을 설계하고 있다. 설계자산을 처음부터 조립해야 하는 ALA 방식의 설계 난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애플의 성공 뒤에는 자체 칩인 애플실리콘 설계를 초기에 주도했던, 이른바 ‘설계 천재들’이 있어 가능했다. 이들이 독립해 누비아라는 반도체 설계 회사를 차렸다. 누비아는 ARM과 ALA 계약을 맺고 새로운 서버용 반도체 설계를 시작했는데, 2021년 퀄컴이 갑자기 1조5000억원에 누비아를 인수했다.
이후 퀄컴은 누비아의 설계 기술을 활용해 자체 칩을 설계했다. 이에 ARM은 2022년 퀄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일을 어물쩍 넘어간다면 앞으로 퀄컴 외 여러 고객사가 우회로를 통해 로열티 계약 체계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고 본다. 퀄컴이 ARM의 최대 고객임에도 초강수를 둔 배경이다.
양측이 결국엔 합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최악의 경우 퀄컴이 ARM IP 기반 칩을 당분간 쓰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내년 출시될 갤럭시 S25에 퀄컴 칩을 넣으려던 삼성전자도 영향받을 수 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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