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비정규직 역대 최대… 청년 4명 중 1명은 '불안정 노동'
20대 청년 비정규직이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이와 달리 20대 정규직 근로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밑돌고 있다. 청년 세대가 바라는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스펙 쌓기’를 위해 임시로 비정규직에 취업하고 시간제 근로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20대가 늘어나고 있다.
27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20대 임금근로자는 338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만9000명 감소했다. 정규직이 약 17만6000명 줄고, 비정규직은 약 3만8000명 증가하면서다.
20대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
20대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은 146만1000명으로, 43.1%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같은 달 기준 가장 높은 비중이다. 정규직은 192만9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200만명 선을 하회했다. 최근 10년 간을 보면 20대 정규직이 34만6000명 감소할 때, 비정규직은 39만2000명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감소 추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20대 비정규직의 증가는 아르바이트 등을 포함한 시간제 근로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시간제 근로자는 직장에서 한 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비정규직을 말한다. 20대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는 81만7000명(8월 기준)으로 10년 전 대비 40만1000명 늘며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차지하는 비중도 12.4%에서 24.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시적(기간제 등) 근로자는 23만9000명 증가했고, 비전형(파견·특고·일일 등) 근로자는 1000명 감소했다.
이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의 일을 하고자 하는 최근 경향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 통계청이 이달 발표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8월)’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중 근로형태를 ‘자발적 사유’로 선택한 비율은 66.6%로 역대 최고로 높았다. 자발적 선택 사유 중에서는 ‘근로조건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59.9%로 가장 많았다.
특히 20대의 경우에는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스펙의 하나로 비정규직 취업을 선택하기도 한다. 기업이 수시 채용을 늘리고 신입보다 경력직을 더 선호하면서, 일자리 공고를 기다리는 중에 비정규직 취업을 통해 경력을 쌓고 생계를 이어가는 청년도 많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20대 고용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대 고용률은 20대 고용률은 61.7%(8월 기준)로, 최근 3년 동안 최고 기록을 내리 경신했다. 그러나 ‘고용의 질’ 면에서 보면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실제 일과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도 20대에서 늘어나고 있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 8월 43만8000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20대는 첫 직장으로 ‘좋은 직장’에 들어가느냐, 못 들어가느냐에 따라 평생 소득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을 아예 미루고 자기계발에 집중하기도 한다”며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기업이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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