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ACL, 우승이 멀어진 서울과 수원FC의 마지막 목표

김희준 기자 2024. 10. 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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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왼쪽), 최준(오른쪽, FC서울).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은 우승이 멀어진 팀들의 시즌 마지막 목표다.


34라운드 종료 기준으로 리그 5위였던 서울과 6위 수원FC는 산술적으로만 우승이 가능했다. 당시 1위 울산HD와 격차가 12점이었고, 경우의 수는 단 하나였다. 울산을 비롯한 상위 4팀이 남은 4경기에서 승점 62점을 넘지 않고, 본인이 4경기를 모두 이긴 다음, 다득점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


그러나 우승이 멀어졌다고 목표를 잡지 않으면 자칫 다음 시즌까지 흔들릴 수도 있다. 상위 스플릿에 진입한 다음 목표를 잃어 승리 분위기를 잃고 다음 시즌 강등권에서 헤맸던 경우는 K리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은 더 비전이 있는 팀을 찾아 떠나고, 이전보다 다른 팀들이 맞대결을 더 철저히 대비하기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트로피. 아시아축구연맹 인스타그램 캡처

선두권에서 거리가 생긴 팀들이 현실적으로 잡을 수 있는 목표는 ACL 진출이다. 특히 이번 시즌은 상위 스플릿 모든 팀이 해당 목표를 노릴 만하다. 현재 3위인 김천상무가 AFC 규정상 AFC 주관 대회를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셈법은 복잡하다. 예를 들어 ACL 엘리트(ACLE)와 ACL2에서 모두 K리그 팀이 우승하면 ACLE 진출권은 K리그 우승팀에만 주어진다. 유럽축구연맹과 달리 AFC는 우승팀에 추가 진출권을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대회에서도 K리그 소속팀이 우승하지 못한다면 4위까지 ACLE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5위가 ACL2 진출 자격을 얻을 가능성도 굉장히 높은데, 리그 6위가 된 포항스틸러스가 코리아컵에서 우승하면 리그 5위는 ACL2 진출권을 포항에 내줘야 한다.


그래서 서울과 수원FC는 26일 맞대결을 ACL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았다. 두 팀 감독의 표현 방식은 달랐다. 경기 전 김기동 서울 감독은 ACL을 목표로 삼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서울에서 첫해를 보내면서 많은 변화를 주기보다 선수들과 교감을 통해 전술, 생활, 태도 등 모든 걸 바꿔나가고 있다. 지금도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한다. 아직 부족하다"라며 "당장 어떤 걸 확 얻는 것보다 계속 성장을 이룬다면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이 좋을 것"이라며 ACL만 생각하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반면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ACL을 목표로 삼는다고 솔직히 답했다. "서울과 마지막 경기고, 오늘로 목표를 다시 설정할 계기를 삼을 수 있다"라며 "현실적으로 우승을 하는 건 쉽지 않다. ACL이 목표가 된다. 우리 선수들은 갈 만한 가치가 있다"라며 이번 경기가 ACL 진출 여부를 가를 중요한 경기라고 말했다.


린가드(왼쪽), 루카스(이상 FC서울). 서형권 기자

결과적으로는 서울이 ACL에 한 발 다가섰다. 수원FC도 스리백을 기반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줬지만 서울의 결정력이 한 수 위였다. 전반 31분 린가드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루카스가 가까운 골문 쪽에서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은 김기동 감독이 강조한 응집력으로 수원FC의 맹공을 버텨냈고,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일단은 포항을 5위로 밀어내고 4위까지 올라섰다. 반면 수원FC는 6위에 머물며 산술적인 우승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그제야 ACL에 대한 바람을 조심스레 드러냈다. 기자회견을 통해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경기였다. 이 경기를 실패했다면 나머지 경기가 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선수들이 응집력으로 한 골을 지켜 승점 3점을 얻었다. 1차 목표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을 살렸고 홈에서 포항을 맞기 때문에 홈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ACL 진출 가능성이 한껏 높아졌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ACL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4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 주장 기성용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목표의식이 확실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고생해서 이 자리까지 왔는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조금 더 힘을 내서 나머지 3경기를 싸워서 한계까지 밀어붙여서 이겼으면 한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팬들을 위해서라도 남은 3경기 힘을 내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기성용(FC서울). 서형권 기자

김기동 감독이 경기 후 칭찬한, 유망한 미드필더 황도윤 역시 "이번 시즌 마지막까지 잘 해서 유종의 미로 ACL 나가는 걸 목표로 두고 있다. 나도 ACL을 뛰어보고 싶고, 경기 수가 늘어나면 출전 기회도 늘어나는 것"이라며 ACL 진출을 이번 시즌 마지막 목표로 삼는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물론 서울이 ACL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수원FC는 도전자 입장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수원FC가 나머지 3경기에서 반전을 도모할 수 있다면 이번 경기 후 서울에서 이야기했던 아시아 무대에 대한 꿈을 노래할 수도 있다. 서울은 수원FC의 전진을 저지하고, 다가오는 포항전까지 승리해 ACL 진출권에 더욱 가닿고자 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아시아축구연맹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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