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공예, 과거를 품고 현재를 거쳐 미래로 잇다
[최미향 기자]
▲ 해수관음삼존불좌상(海水觀音三尊佛坐像)과 16나한상(十六羅漢像). 석공예 서복수 명인 작품 |
ⓒ 서복수 |
충청 명인의 삶의 발자취 |
한국예술문화명인진흥회는 우리 조상의 유무형 전통예술문화 유지발전을 위해 가치있는 인적자원 발굴 기록 인증 전승 유통을 촉진하고 동기부여해 명인들이 쌓아온 가치를 사회자산으로 공유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전국에 약 400명의 명인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고, 그중 충청지회 명인은 21인이다. 앞으로 이어질 연재는 18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충청지역 흩어져 있는 명인 21인의 인터뷰다. 그들의 지난했던 삶을 조명함으로써 미래를 잇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소개한다. |
▲ 석공예 서복수 명인 |
ⓒ 최차열 |
투박하고 바위처럼 거친 고흥석(화강암의 한 종류)을 석공이 든 정과 망치를 사용해 깨어내고 다듬기를 숱하게 반복하면 드디어 돌이 형태를 잡아가는 지난한 작업.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더욱 정성 어린 손길로 세심하게 정질하고 다듬어 완성하기까지는 몇 달이 소요됩니다.
돌을 깨면서 긴 시간 삶을 배워왔습니다. 그래도 물끄러미 생명이 깃든 석공예를 한번 바라보고 하늘 한번 바라보며 긴 숨을 내리면 그런 게 또 보람입니다. 지금도 변함없는 믿음은 돌만큼 정직한 것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 긴 시간은 고뇌를 거쳐 저에게 삶의 성찰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뒤돌아보면 참 아득한 시간이었음을, 그리고 정성스레 다듬어진 작품과 인생의 발자취를 바라보면 여전히 설레는 일임을 저는 압니다.
▲ 서복수 명인의 석공예 작품 제작 모습 |
ⓒ 서복수 |
그러던 어느날, 석공 일을 하시던 맏형님 서형수가 인천선인학교 교문에 세워질 석재조형물 사자상을 제작하는 것을 보게 되었고, 저는 곧 매료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1974년, 셋째 형님 서정수를 따라서 대전 서구 정림동 소재 대창석재에 견습공으로 입사했습니다. 그곳에서 수출용 석등, 석탑, 석교, 연지 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석공예 기술이 향상되고 수입도 안정되어 갔습니다.
▲ 석공예 서복수 명인의 부뚜막의자 제작 모습 |
ⓒ 서복수 |
당시 장형이신 서형수, 공장장이신 김진초, 조각가 신극열(작고, 88올림픽공원 석조각 총괄감독), 강종석, 이재순(2016년 7월 국가무형문화재 석조각분야 석장 지정), 이재휘, 조성철 등 여러 석공예 장인들과 석공예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
석재 수작업 도구를 만드는 일명 '성령(야끼)'이라는 담금질 방법과 용(여의주), 사자 이빨과 같은 석공예 작품 제작방법도 전수받았습니다. 섬세한 작업을 필요로 하는 석등의 중대라는 석물 가공 제작 일을 담당하여 창살이 있는 석등, 석탑을 전문적으로 가공 제작했습니다.
덕분에 고난도의 석공예 가공기술을 습득하고, 능숙하게 석재조형물을 가공 제작하게 된 건 행운이었습니다.
▲ 12간지상‘징 수반(水盤) 시리즈’ 12점 석공예 서복수 명인 작품 |
ⓒ 서복수 |
석재사업을 시작하면서 대전 서대전전신전화국(1992년, 6인 공동), 경기도 과천 코오롱사옥(1992년, 5인 공동), 대전 둔산경찰서(1992년, 4인 공동), 대구 시청(1993년, 7인 공동), 대전 중구청(1994년, 2인 공동), 수원 삼성전자(1994년, 4인 공동)등 전국각지를 다니면서 동료 석공인들과 함께 다수의 조형물 공사를 했습니다.
▲ 울산시 남구 문화주간 2014 전국공모 제13회 한마음미술대전 대상 수상작 '소통'. 석공예 서복수 명인 |
ⓒ 서복수 |
여러 만남 속에 세종시 운주산성 복원공사에 참여했고, 사찰 석탑, 석등, 문화유산 첨성각 등 다양한 석조물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 '아침소리' 전남 고흥석, 크기 200×600×700. 석공예 서복수 명인 작품 |
ⓒ 서복수 |
▲ 석공예 전승 활동 모습 |
ⓒ 서복수 |
안으로는 우리 석공예인들이 서로 협력하고 노력해서 어떻게 하든지 석공예 직종만은 이끌고 나가려고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습니다.
▲ 석공예 서복수 명인 작품 '맹귀우목(盲龜遇木)' |
ⓒ 서복수 |
덧붙이는 글 | 인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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