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쪽지] ‘원영적 사고’가 말이 되는 이유

2024. 10. 2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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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이돌 가수의 이름을 딴 '원영적 사고'라는 말이 유행이다.

빵집에서 사고자 하는 빵이 솔드아웃 됐을 때 '덕분에 조금 기다리면 방금 나온 빵을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말한다.

그러다가 배우자가 어떤 이유로 곁에 없게 되면 그때서야 배우자의 장점이 인식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개인적 문제에 적용하는 원영적 사고는 나쁜 측면에만 주목하는 인간 인식방식의 약점을 보완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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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미 철학커뮤니케이터


어느 아이돌 가수의 이름을 딴 ‘원영적 사고’라는 말이 유행이다. 빵집에서 사고자 하는 빵이 솔드아웃 됐을 때 ‘덕분에 조금 기다리면 방금 나온 빵을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말한다. 간과하기 쉽거나 보기 힘든 긍정적인 측면을 의식하게 하는 사고법이다.

사실 원영적 사고가 필요한 경우가 제법 많다. 인간의 뇌는 위험을 싫어해 어떻게든 위험을 피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부정적인 측면, 즉 나에게 위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일의 장점보다는 단점에 주목하게 된다. 그래서 장점에 일부러 주목하려 노력해야 오히려 진실에 다가설 수 있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부부가 오래 살다보면 상대방의 장점은 잊어버리고 단점에만 주목하게 된다. 상대방의 장점은 나를 편안하게 하기에 의식하지 않게 되지만 단점은 나를 불편하게 하므로 의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배우자가 어떤 이유로 곁에 없게 되면 그때서야 배우자의 장점이 인식되기 시작한다. 평생 아내의 잔소리가 힘들었는데 아내가 없으니 그동안 자신을 얼마나 알뜰살뜰 챙겨줬는지 인식하게 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늦지 않게 사태의 진실을 파악하려면 내가 보기 힘든 측면을 일부러 의식하려 노력하는 것이 좋다. 원영적 사고와 같은 맥락이다.

인터넷 나무위키에서는 원영적 사고에 대해 ‘명확히 상황을 인지한 후에 부정적인 것들조차 긍정적인 결과에 이르는 과정 혹은 원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부정적인 것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데 도움이 될 것임을 인식하고 낙관하는 태도라는 것이다. 그래서 ‘해로운 긍정성(toxic positivity)’과는 차이가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해로운 긍정성은 현실에 분명한 문제가 있을 때 문제를 발생시키는 현실을 바꿔야 할 필요를 간과하게 만드는 문제다.

초긍정의 사고법은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나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에 주목하지 못하게 만들 우려가 있기는 하다. 긍정의 사고법인 원영적 사고가 해로운 긍정성의 문제를 야기할 위험을 방지하려면 사회적 차원에서는 원영적 사고를 하지 않고 개인적 차원에서만 원영적 사고를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그 일의 단점으로 가는 시선을 거두고 그 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집착하느라 현재의 행복마저 저당잡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좋은 측면보다 나쁜 측면을 먼저 보게 되는 인간은 불행을 느끼기 쉬운 존재다. 그래서 개인적 문제에 적용하는 원영적 사고는 나쁜 측면에만 주목하는 인간 인식방식의 약점을 보완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스토아학파 철학자 세네카도 “우리의 마음은 피해를 심각하게 느끼지 않고 역경을 선의로 해석해야 하네”라고 말한 바 있다.

박은미 철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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