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하늘을 덮은 "레예스! 레예스!" 함성…7이닝 무자책점 '영웅투'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가을의 에이스'를 찾았다. 외국인 투수 대니 레예스(28)다.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대구 하늘에 삼성 팬들이 연호하는 레예스의 이름이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레예스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넷 1개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아내면서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투구 수는 107개. 광주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주고 수세에 몰렸던 삼성에 레예스의 투혼이 새 희망을 불어넣었다.
레예스는 올가을 삼성 마운드의 기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6과 3분의 2이닝 1자책점)과 4차전(7이닝 무실점)에서 압도적인 투구로 모두 선발승을 따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정규시즌에도 11승 4패 평균자책점 3.81로 잘 던졌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더 막강한 위력을 뽐내고 있다.
포스트시즌 세 번째 등판인 이날도 그랬다. 비로 일정이 하루 밀리면서 닷새를 쉬고 마운드에 오른 레예스는 1회부터 땅볼 3개로 KIA 1~3번 타자를 삼자범퇴 처리하고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2회 1사 후엔 나성범과 김선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 서건창을 초구에 1루수 병살타로 솎아내 불씨를 잠재웠다.
3~4회도 연속 삼자범퇴였다. 3회에는 8번 타자 김태군과 9번 타자 최원준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4회엔 KIA 간판타자 김도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일사천리로 아웃카운트를 쌓아 올렸다.
레예스는 1-0으로 앞선 5회 처음으로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김선빈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는 서건창에게 첫 볼넷도 허용했다. 그러나 계속된 1·2루에서 김태군을 삼진 처리해 급한 불을 껐고, 다음 타자 최원준의 안타성 타구는 좌익수 김헌곤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잡아내 무사히 이닝을 마쳤다.
유일한 실점은 삼성이 2-0으로 앞선 6회에 나왔다. 레예스는 선두타자 박찬호를 좌전 안타로 내보냈고, 1사 후 김도영을 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과정에서 야수 실책으로 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박찬호의 도루를 막기 위해 포수 강민호가 2루로 송구했는데, 2루수 류지혁이 공을 놓쳐 주자를 살려줬다. 레예스는 결국 다음 타자 최형우와 7구 승부 끝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비자책점이었다.
레예스는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나성범을 공 3개로 삼진 처리하고 추가 실점 없이 6회를 마쳤다. 7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 김선빈-서건창-김태군을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임무를 마쳤다.
삼성 팬들은 포효하며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레예스를 향해 그의 이름을 목놓아 외쳤다. 개장 9시즌 만에 첫 한국시리즈를 맞은 라이온즈파크에서 레예스는 그렇게 잊지 못할 영웅이 됐다.
대구=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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