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직이 ‘사장 지망생’ 전락하나”… KBS 막내기자들 성명

최예슬 2024. 10. 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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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신임 사장 후보자로 박장범 앵커가 임명 제청되자 KBS 구성원들이 잇따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KBS 50기 취재·촬영기자들은 25일 "우리는 박장범 사장 후보자를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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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KBS 신임 사장 후보자로 박장범 앵커가 임명 제청되자 KBS 구성원들이 잇따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KBS 50기 취재·촬영기자들은 25일 “우리는 박장범 사장 후보자를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KBS는 못 하잖아요’가 요즘 현장에서 많이 듣는 말이다. ‘KBS를 어떻게 믿고 자료를 주냐’, ‘KBS에서 이런 주제는 못 다루지 않냐’고 묻는 수많은 취재원에게 우리는 ‘보도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답할 수 없었다”며 “대통령 신년 대담에서 박장범 앵커가 던진 질문은 함량 미달이었다. 기사보다 공들여 쓰라고 배운 앵커 멘트는 취재기자가 납득할 수 없는 문장으로 바뀌곤 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올해 2월 7일 KBS 1TV에서 방영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 대담 방송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진행을 맡았다. 당시 방송에서 박 후보자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언급하며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조그마한 백”이라고 말해 사안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50기 기자들은 박 후보자를 향해 “지난 1년간 KBS 뉴스는 공정했나. 앞으로는 공정할 것이라 자신할 수 있나. 현직 앵커인 당신이 사장직에 지원하면서, 현장 기자들이 땀 흘려 취재한 결과물을 전달하는 ‘뉴스9 앵커직’이 ‘사장 지망생’ 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어 “박장범 앵커는 경영계획서에 ‘데스크 기능을 강화해 중립성을 훼손할 경우 엄격한 문책을 실시하겠다’고 적었는데 박장범 앵커가 말하는 ‘중립성’이란 무엇인가”라며 “우리에게는 이 말이, 사장이 되면 지금보다 더 용산 입맛에 맞는 보도만 하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앵커가 뉴스를 사유화해 사장 자리를 얻어내는 사이, 우리는 현장에서 부끄러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했다”며 “제보가 줄고 신뢰도는 하락하는 사이, 지역국에서는 수신료 항의 전화에 응대하는 법까지 배워야 했다. 언론은 소외된 곳을 비춰야 한다고 배웠지만, 지금은 그런 보도가 왜 연기되는지 취재원에게 해명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더 이상 이런 배움은 거부한다. 공영방송의 가치가 훼손되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며 “박장범 앵커는 후보직과 앵커 자리에서 책임지고 물러나시라”라고 촉구했다.

앞서 45기 촬영·취재기자들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KBS 기자’가 아니라 ‘용산방송 기자’라는 비판을 들으며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며 “우리는 박 후보자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지난 23일 ‘뉴스9’ 앵커인 박 후보자를 제27대 사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이사회가 사장 임명을 제청하는 공문을 인사혁신처로 보내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새로 선임될 사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10일부터 2027년 12월 9일까지다.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KBS 이사회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 이사는 사장 선임 절차 자체가 위법이라며 표결을 거부하고, 임명 제청에 대한 효력정지를 법원에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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