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이 던진 폭죽 줍다 '펑'…벨기에 축구선수, 손가락 잘렸다

파비오 스키파노가 폭죽을 집어들고 달려가는 순간 폭죽이 폭발하고 있다. 사진 X캡처

벨기에의 한 축구선수가 관중이 경기장으로 던진 폭죽을 주우려다 폭죽이 터져 손가락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타임스에 따르면 플랑드르 아마추어 축구팀인 KSCT 메넨의 파비오 스키파노(26)는 지난 19일 플랑드르 서부 질레베케에서 승리를 거둔 직후 관중이 던진 폭죽을 줍던 중 폭발 사고로 손가락이 절단됐다.

스키파노는 이날 SK질레베케와의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넣어 팀 4-0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이날 생일을 맞은 스키파노는 경기를 마친 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팬들에게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때 객석에 앉아 있던 한 관중이 경기장을 향해 폭죽을 던졌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던 파비오는 자신의 앞에 떨어진 폭죽을 그대로 주웠다. 폭죽을 잡아드는 순간 폭죽은 ‘펑’ 소리와 함께 터졌다. 경기장은 순식간에 뿌연 연기로 뒤덮였다. 놀란 관중들이 비명을 지르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스키파노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처치를 받았지만 손가락 한 개가 완전히 절단되고 손가락 두 개는 마디 일부가 잘려 나갔다. 다리엔 폭죽 파편이 박혔다. 스키파노는 중상을 입어 48시간동안 3번의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키파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관중석에서 무언가가 던져지는 것을 보았고 그게 연막탄인 줄 알았다”며 “팀 동료나 팬들, 특히 아이들이 화상을 입기를 바라지 않았고 그 순간 문제의 물건을 치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폭죽을 던진 관중은 벨기에 출신의 20대 남성으로 드러났다. 남성은 스키파노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경기장 안으로 폭죽을 던졌다고 한다. 이 관중은 지방 당국에 의해 구금되었다가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폭죽은 전문가용 폭죽인 ‘코브라 6’로 밝혀졌다. 벨기에에서는 이 폭죽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