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괴군 폭격” 與의원 문자…野 “전쟁사주” 발칵

권남영 2024. 10. 2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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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군 출신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자고 제안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여아 간 공방이 빚어졌다.

이날 이데일리 보도를 통해 공개된 휴대전화 메시지에 따르면 한 의원은 신 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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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新 북풍공작, 전쟁 조장”…메시지 받은 신원식 해임 촉구
한기호 “北 비판 못하면서 개인대화 악마화”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22일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군 출신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자고 제안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여아 간 공방이 빚어졌다.

이날 이데일리 보도를 통해 공개된 휴대전화 메시지에 따르면 한 의원은 신 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또 한 장관이 “파병이 아니라 연락관도 필요하지 않을까요?”라고 하자 신 실장은 “그렇게 될 겁니다”라고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으로 하여금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도록 하고 이를 북한 내 ‘전쟁 중단’ 여론 조성 등에 활용하자는 제안으로 풀이됐다.

야당은 해당 문자를 두고 정부·여당이 한반도 안보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당과 용산, 국방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신(新) 북풍 공작”이라며 “최근 윤석열정부에 닥친 명태균 사건 등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과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것에 대한 모면책인가”이라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또 “북한이 이것을 자국 병사에 대한 선전 포고로 (판단해) 문제 삼으면 남북전이 되고, 한반도에서 상호 보복 전투가 이어지게 되면 안보 위기 사태가 초래된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도 “국군은 외부의 위협에 대해 국가 영토를 방위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타국까지 가서 폭격을 유도하고 심리전으로 활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MBC 보도화면 캡처


이와 관련해 여당은 사적 대화를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은 “사적 대화는 사적인 것 아니냐”며 “(야당이) 너무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하지 말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유용원 의원도 “(한 의원이 거론한) 심리전은 북한군의 사기를 저하하는 용도로 말씀을 하신 것 아닌가”라며 “그런 사적인 대화에 크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옹호했다.

당사자인 한 의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것에 대해서는 한마디 비판도 못 하는 의원들이 의원 개인의 텔레그램 대화를 가지고 악마화하는 게 참 가소롭다”며 “우크라이나전에 북한군이 파병됐다는 것을 확실하게 북한 인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고, 그것을 하자는 개인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두 분이 사적인 대화 차원에서 의견 주고받은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방침이나 방향과는 전혀 다른 내용들이다. 확대 해석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여야 충돌 끝에 국감이 정회된 뒤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이슈를 덮으려고 이제는 '전쟁사주'까지 하는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은 즉각 전쟁을 조장한 한기호 의원을 제명하고, 대통령실은 신원식 안보실장을 즉각 해임하라.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심리전’을 해도 모자랄 분들이 도리어 북한의 ‘영향공작’에 놀아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국방위원회에서 자중지란의 공세를 펴는 것을 즐길 대상은 김정은과 푸틴밖에 더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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