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무구한 필릭스의 웃음
Q : 루이 비통과의 첫 만남이었던 지난해 〈엘르〉 5월호 커버 촬영 이후 1년 반이 지났네요. 오늘은 루이 비통을 대표하는 네 팀이 함께하는 특별한 프로젝트로 만났습니다
A : 루이 비통의 일원이 됐다는 게 확실하게 느껴져요. 세상에 나온 지 얼마되지 않은 주얼리 피스들과 〈엘르〉와 다시 한 번 만나게 돼 영광이고요! 오늘 촬영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아요.
Q : 그사이 루이 비통과의 관계도 한층 견고해졌습니다
A : 패션에 원래 관심이 많았지만 여러 협업을 함께 하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 것 같긴 해요. 신나게 게임을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처럼요.
Q : 요즘은 ‘철권’에 빠져 있는 것 같더군요(웃음). 필릭스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이 생긴 것도 1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죠. 팔로어는 2400만 명이나 되지만요
A : 제 관심사를 팬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사진으로 남기고 싶기도 했고요. 패션과 음식, 게임, 영화, 음악, 미술 등 다양한 관심사를 이야기하듯 공유하려고 해요.
Q : 스트레이 키즈로서도 매일 놀라운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6일에는 머라이어 캐리, 그린 데이 등과 함께 AMA(America Music Awards) 50주년 기념 무대에 섰죠. 엔싱크의 ‘Bye Bye Bye’를 ‘Chk Chk Boom’과 믹스해 선보였어요
A : 당황스러울 만큼 엄청난 요청이었어요! 특히 미국을 대표하는 보이 밴드 엔싱크의 곡과 저희 곡을 리믹스하면서 K팝이 다른 장르의 곡과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 스트레이 키즈의 자신감과 실력을 다양한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무대 자체도 재미있었습니다.
Q : 리노, 현진에 이어 짧은 독무도 선보였고요. 올해 활동을 앞두고 필릭스가 춤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멤버들이 자체 컨텐츠에서 언급한 적 있는데요. 이처럼 멤버들이 내 노력을 뒤에서 알아봐줄 때 어떤 감정이 드나요
A : 저희는 서로의 노력을 지켜보고, 서로의 성장을 존중해요. 멤버들이 개별적으로 프로그램에 나가서 보컬이나 춤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있을 때는 축하와 응원, 피드백을 아끼지 않아요. 질투라는 게 없죠. 정말 건강한 팀이고, 오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Q : 세 번째 월드 투어 〈dominATE〉도 한창입니다. 멜버른 마블 스타디움 공연도 예정돼 있어요. 호주 스타디움 공연장에 서는 최초의 K팝 보이 밴드가 될 텐데
A : 실감이 안 나요. 정말 큰 공연장이거든요. 이 모든 것이 팬 ‘스테이(Stay)’ 덕분인데 어떤 분위기일지, 제가 태어나고 자란 호주에서 가족 그리고 친구들에게 제가 이뤄낸 꿈이 어떤 건지 보여줄 수 있다는 게 긴장되면서도 설렙니다. 호주에서 K팝 아티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주고 싶기도 해요.
Q : 호주 출신 K팝 아티스트가 예전보다는 종종 눈에 보이지만 사실 정말 먼 곳이죠
A : 저도 고민이 많았어요. ‘나는 그냥 호주에 살고 있는 애일 뿐인데 어떻게 K팝 아티스트가 될 수 있지? 내 꿈은 이곳에서 이룰 수 없는데’라고 생각했죠. 한국에서만 해낼 수 있는 꿈이었기에 연습생 생활을 할 때도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를 잊지 않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네가 좋아하는 것을 꿈꿔도 된다는 걸 아이들한테 보여주는 일도 중요한 것 같거든요.
Q : 사람들은 누군가의 꿈을 이야기할 때 그 꿈이 현실적인지 비현실적인지를 판단하잖아요. 그럼 필릭스에게 가장 비현실적인 도전은 한국행을 결심한 것일까요
A : 저 역시 현실에 대한 고민도 많았어요. 하지만 “If you never go, you will never know”라는 말처럼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잖아요. 잘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이 문 말고 또 다른 문도 많으니까 일단 자신감 있게 그 문들을 열어봤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이왕 한번 움직였다면 쉽게 포기하지 않길 바라요! 다시 포기하고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보다 딱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갔을 때 기회를 잡을 수도 있거든요.
Q : 지금 스트레이 키즈는 얼마나 온 것 같나요? 이미 많은 걸 이룬 시점이었음에도 “여전히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지난 인터뷰 답변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A : 7년을 달려오면서 저희도 약간은 자랐겠죠(웃음)? 7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배워야 할 것과 수용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전원 재계약을 한 것도 여전히 팀으로서든 개인적으로든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게 많기 때문이에요. 만족하는 순간 열정의 불씨는 사라질 수밖에 없잖아요. 계속 더 많이 찾고, 배우고 싶어요. 내가 쌓은 경험을 사람들과 다음 세대에 나누고 싶고요.
Q : 멤버 창빈 씨가 팀을 두고 ‘‘우린 재능보다 노력이 타고났다”던데 동의하나요
A : 스트레이 키즈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그 기록에 놀라는 분도, 있는 그대로 응원해 주는 분도 있어요. 보여지지 않는 순간에도 계속 뭔가를 하고 있는 것, 그건 정말 저희가 이 일을 즐거워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고, 표현하고 싶은 게 있기 때문에 작사·작곡은 물론 안무나 악기 연습, 보컬 수업 등 지금보다 발전하는 것에 멤버 모두 재미를 느끼죠. 일로만 대했다면 절대 이렇게까지 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해요. 욕심 많은 여덟 명이 다 같이 똘똘 뭉치면서 추억이 잔뜩 쌓였죠.
Q : 최근 무대 위에서 한층 즐겁고 자유로워 보입니다. 물도 맘껏 뿌리고 “Let’s go one more!” 소리도 엄청나게 지르던 걸요
A : 연차가 쌓이면서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아진 것 같긴 해요. 무대 위의 저희도, 관객들도 100% 즐기기 위해 공연장에 모인 거잖아요. 점점 나다움, 아티스트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무대를 즐기는 팬들을 보면 ‘와, 나는 이 두 배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에너지를 끌어올려요. 공연장에서 서로 교감이 오가는 건 정말 최고로 건강한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 같아요.
Q : 올해 미니 앨범 〈ATE〉 활동으로 국내 스테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여러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그 시간은 어떻게 남아 있나요
A : 음악방송은 저에게 즐거운 기억이에요. 팬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면서 공연도 할 수 있으니까요. 컴백 때까지 저희를 기다려준 마음이 잘 보이기도 하고, 그 마음의 두 배를 돌려주고 싶어요. 스테이들은 진짜 사랑스럽거든요(웃음)!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감정 표현과 공감도 기회가 되면 많이 하려고 하죠.
Q : 올해 2월, 개인 휴가 일정 동안 유니세프 라오스 사업 현장을 다녀왔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친선대사로 임명됐습니다. 이처럼 나누는 기쁨은 어디에서 오는지
A : 저는 여전히 세상에 제가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봉사활동을 직접 하는 이유도 화면으로 봤을 때와 실제로 그 상황을 보는 게 너무 다르기 때문이에요. 세상에 대해 새롭게 배우는 게 많아요. 앞으로 더 많이, 더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유죠.
Q : 이번 투어의 오프닝 곡인 ‘Mountains’의 가사 ‘Heavy and I’m Proud, Backbone never suffering’처럼 필릭스에게 ‘Backbone(척추, 근간)’이 되는 건
A : 멤버들과 회사, 우리 스테이죠. 덕분에 무너지지 않고 저를 곧바로 세울 수 있었어요. 정말 많은 사람 덕분에 저만의 색을 만들며 여기까지 왔어요. 물론 저도 노력했지만 혼자서는 이렇게 강한 ‘Backbone’을 가질 수 없었을 거라고 확신해요.
Q : 표현하고 싶은 사랑도, 감사하는 마음도 정말 커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닌, 오직 나를 위해 한 일도 있나요
A :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지만! 봉사활동은 정말 잘한 일 같아요.
Q : 그게 나를 위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는군요
A : 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누군가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 이들 덕분에 내가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게 100% 느껴져요. 기부도 물론 뜻깊지만 라오스에서의 경험을 통해 나는 직접 더 많은 도움과 사랑을 줄 때 행복하다는 걸, 또 다른 행복을 찾았다는 걸 알았죠.
Q : 항상 스테이들에게 ‘안농!”이라고 인사를 남깁니다. 오늘 조금 더 긴 안부를 전한다면
A : 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달라고. 오래오래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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