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책 찾는 손님에게 '기다리라'는 말만…" 뿔난 동네서점들
전국 작은 책방들의 연합조직인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는 24일 "풀뿌리 독서문화 플랫폼인 동네 책방에 신속한 도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호소문을 내고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후 지역 서점과 동네 책방에 한강의 책을 주문하는 독자들도 많았으나 일주일이 지나도 손님들께 기다려달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노벨문학상 특수는 지역 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도매상격인 대형 서점 때문에 누릴 수 없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교보문고는 도매를 중지하고 소매로 자사에서만 판매를 독점했고, 예스24와 알라딘 등에서도 도매로 책을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한강 작품이 노벨문학상 수상(이달 10일) 엿새 만에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에서 주문 100만 부가 넘은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지역 서점은 교보 등 대형 도매업체에 대체로 공급을 의존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교보문고와 거래하는 지역 서점은 2020년 716곳에서 2022년 5월 기준 1100곳으로 늘었다. 도매업을 같이 하는 예스24와 알라딘도 적지 않은 수의 책방과 도매 계약을 맺고 도서를 공급해왔다.
책방네트워크는 "상도의가 무너진 상황에서 앞으로 작은 서점들은 어떻게 대형 도매업체를 믿고 거래를 지속할 수 있겠는가"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도서 유통 투명성 확보를 위한 출판서점협의체를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명한 관련법을 제정하라"며 재발 방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모두가 상생하는 출판문화를 위해 기형적인 유통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개선하고, 올바른 유통체제를 확립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교보문고가 서점들에 한강의 소설책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독점 논란이 일자 교보문고는 이달 31일까지 자사 매장 공급 물량을 일평균 2000권으로 제한하고, 나머지 물량은 전량 지역 서점에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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