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그날 군산 국밥집에 등장한 살인마…헤밍웨이 단편 재해석한 '더 킬러스'
헤밍웨이 소설 감독 4인 해석
서울예대 40주년 동문 프로젝트
김종관의 뱀파이어 ‘변신’
장항준의 국밥집 살인마 ‘모두가…’
노덕의 하청 킬러 ‘업자들’
이명세의 미학 실험 ‘무성영화’

미국 어느 교외 식당에 괴한 2인조가 들이닥친다. 이 식당 단골손님을 살해하기 위해서인데, 그들은 별 계획도 없이 하염없이 기다린다. 살해 타깃이 된 사람 역시 자포자기한 듯 집에 틀어박혀 도망칠 엄두도 안 낸다.
미국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단편소설 ‘살인자들’(1927)이다. 이 소설이 한국 앤솔로지 영화 ‘더 킬러스’(23일 개봉)로 재탄생했다.
이명세(‘인정사정 볼 것 없다’)‧장항준(‘리바운드’)‧노덕(‘특종: 량첸살인기’)‧김종관(‘조제’) 등 감독 4인이 원작 소설을 저마다 달리 연출한 4색 단편을 모았다. 한국영화가 영미 문학 원작을 달리 해석해 내놓은 건 첫 시도다. 극장 개봉 후 신인감독 윤유경‧조성환이 각각 연출한 단편 2편까지 총 6편 확장판을 VOD 및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출시할 계획이다.
6편의 단편 모두 심은경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가수 겸 배우 아이유 중심으로 감독 4인이 참여한 넷플릭스 앤솔로지 영화 ‘페르소나’(2019)와도 닮은꼴 기획이다. 심은경은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다 ‘더 킬러스’로 6년 만에 한국영화에 복귀했다.
팬데믹 이후 침체한 영화계에서 감독들이 궁리한 자구책이 영화에 담겼다. 18일 언론 시사 후 간담회에서, 총괄 크리에이터 이명세 감독은 “지속가능한 작품 활동을 위해 창작과 자본이 윈윈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꿈꿨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알 카포네 무법시대 사회상 담은 하드보일드 원작
원작은 금주령이 내렸던 1920년대, 갱들의 무법지대였던 시카고의 사회상(악명 높은 알 카포네의 활동 시기)을 17쪽 분량(『헤밍웨이 단편선1』, 민음사)에 압축했다. 죽을 운명인 걸 뻔히 알면서도 옴짝달싹 않는 답답한 시대 상황을, 헤밍웨이가 자전적 캐릭터인 소년 닉을 통해 표현했다. 그가 어느 날 점심 식사 직전 단숨에 썼다고 전해진다.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1942년). [사진제공=위키피디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24/joongang/20241024142702571fyzl.jpg)
‘더 킬러스’는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이미지와 심은경, 흑백 영상을 섞어 쓴 구성이 각 단편을 통일성 있게 엮어주는 연결고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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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감독은 “원작에서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지점을 영화적으로 다뤘다.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인물을 다루는 앙상블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극 중 3인방은 ‘더 킬러스’ 시동을 건 이명세 감독 데뷔작 ‘개그맨’(1988)을 오마주했다. 캐릭터 이름 뿐 아니라, 이 감독의 둘째 아들인 배우 이반석도 캐스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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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대미를 장식하는 ‘무성영화’는 ‘비주얼리스트’ 이명세 감독이 원작 소설의 부조리한 식당 분위기를 난민‧추방자들의 가상 지하세계 ‘디아스포라 시티’에 충실히 옮겨냈다.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자크 타티 시대의 몸짓과 사운드 등 영화 매체의 본질을 되짚은 고전적 작품이다. “(영화다운) 영화가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그의 고민과 갈증을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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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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