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스토리] 전 세계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

2024. 10. 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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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할리우드 주식회사

일본 문부과학성 인가 대학 등 운영
실천적 산학협동 크리에이터 양성
졸업생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활약

디지털할리우드 주식회사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인가한 4년제 대학 및 석사 코스가 있는 대학원을 운영하며 일본의 미래 교육을 선도해 왔다. 사진은 디지털할리우드 대학 학생이 만든 미디어 아트 작품. [사진 디지털할리우드 주식회사]

디지털할리우드 주식회사.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사명에 할리우드라는 지역명이 들어가 있지만, 미국이 아닌 일본의 교육 회사다. 주식회사임에도 일반적인 아카데미 운영이나 컨설팅 사업뿐 아니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인가한 4년제 대학 및 석사 코스가 있는 대학원을 운영하며 일본의 미래 교육을 선도해 왔다.

스기야마 토모유키가 1994년 10월 설립한 실천적 산학협동형 크리에이터 양성 학교 ‘디지털할리우드’가 그 시작이었다. 전임 강사가 아닌 현역 크리에이터를 강사로 초빙하고, 학습자의 요구보다는 산업계의 기술 예측에 기반을 둬 향후 수요가 높아질 인재상을 역산해 강좌 내용을 설계한 점이 혁신적이었다.
디지털할리우드 주식회사 전경. 할리우드라는 지역명을 썼지만, 미국이 아닌 일본의 교육 회사다.


이달 초 기준 일본 전국에 40개 거점


이달 초 기준 일본 전국에 40개 거점을 두고 있으며, 과거에는 미국 샌타모니카와 한국 연세대학교 내에도 캠퍼스를 둔 바 있다. 졸업생들은 그래픽 디자인, 웹 디자인, 3DCG, 영상 등의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으며,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제작되는 대작 영화의 스태프로 이름을 올리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할리우드 다음의 교육기관은 ‘디지털할리우드 대학원’으로, 2004년 설립됐다. 디지털할리우드 설립 이후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관련 직업인은 증가했지만, 모든 영역의 프로젝트 오너가 비즈니스 마인드와 함께 크리에이티브와 기술에 대한 지식을 갖춰 한다는 스기야마 학장의 판단에서다. 일본 최초로 주식회사에 의한 대학원 설립이다.

2005년에는 ‘디지털할리우드 대학’이 개교됐다. 대학원과 마찬가지로 문부과학성 인가의 4년제 대학으로, 1학부 1학과 제도를 통해 디지털콘텐츠학과 내에서 ▶애니메이션 ▶3DCG ▶VFX ▶영상 ▶그래픽 디자인 ▶웹 개발 ▶게임 프로그래밍 ▶미디어 아트 ▶첨단 미디어 표현 ▶비즈니스 및 창업 등 분야를 자유롭게 조합해 학습할 수 있다. 또한 역사, 종교, 음악 등의 교양과목 역시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크리에이터에게 필요한 창작의 원천으로써 활용할 수 있도록 집중했다. 아울러 세계를 무대로 하는 크리에이터 양성을 지향하며, 학생들의 외국어 실력 향상은 물론 여러 가지 문화적 베이스를 가진 동료와 협력해 프로젝트를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05년에는 또 이러닝을 통한 통신 강좌 ‘디지할리 온라인 스쿨’이 시작됐다. 캠퍼스가 없는 지역에도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며 학습하는 시스템은 지금이야 위화감이 없지만, 2005년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영상 공유 서비스가 탄생한 다음 해로, 조기의 도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디지할리 온라인 스쿨의 동영상 교재 제작 노하우는 특히 세련돼 현재 디지털할리우드나 디지털할리우드 대학의 캠퍼스에서도 해당 동영상 교재가 활용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학습에서는 도구 사용법을 알고 시도하는 단계와 그 기술을 얻어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단계가 있다. 전자의 단계에서는 집합형 교육보다 학습자 각자가 동영상을 보며 연습하고, 다시 보거나 건너뛰면서 개별 최적화를 진행한다. 그리고 지금은 ‘디지털할리우드 아카데미’라는 서비스명으로 디지털할리우드와 직접 관련이 없는 대학이나 전문학교, 학원, 장애인 지원 서비스 기업, 교육 서비스 기업 등에 영상 교재를 제공하고 있다. 연계 중인 사업자는 현재 약 100개 기관까지 증가했다.


창업가·엔지니어 양성 ‘지즈 아카데미’ 설립


2015년에는 창업가와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지즈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2000년대 이후의 창업 환경은 디지털 기술의 영향이 크며, 신규 사업 실현에 있어 프로그래밍을 학습하는 의의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즈 아카데미에서는 입학 시점 프로그래밍 미경험인 사회인이 6개월의 통학으로 앱이나 웹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학습과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 결과 개교부터 10년이 채 되지 않아 졸업생에 의한 창업이 110개 회사에 이르고 있으며, 110개 회사에 의한 자금 조달액은 140억 엔(약 1280억원)에 달한다. 수많은 벤처 캐피털이 스타트업 지원을 전개하는 가운데 지즈 아카데미는 아직 막연한 아이디어만 가진 사람이 기술과 멘토링,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이색적인 커뮤니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4년 개교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디지털할리우드도 그동안 다양한 전개를 펼쳐 왔다. 그중 ‘디지털할리우드 STUDIO’라는 서브 브랜드의 캠퍼스는 디지털할리우드 주식회사가 직접 운영하지 않고 각 지역의 현지 기업에 브랜드와 노하우를 제공해 운영되는 라이센스 캠퍼스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웹 디자이너 직종은 발주자와 원격으로 수·발주가 가능해 대도시의 안건을 지방에서 수주할 수 있다. 일본 국내의 모든 지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이 그 지역에서 디지털할리우드를 보유·운영함으로써 지역 인재의 육성과 활용이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드론 조종에 관한 국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로보틱스 아카데미’도 다른 서브 브랜드로 전개되고 있다.

이외에도 프리랜서로 활약하는 졸업생을 기업에 소개하는 ‘랜서 유닛’이라는 사업도 B2B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근무 방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프리랜서 지원과 기업의 인재 부족을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할리우드 주식회사 관계자는 “올해 미국 아카데미상에 여러 졸업생이 노미네이트돼 디지털할리우드에서 학습한 2명이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며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의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산업에서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준혁 중앙일보M&P 기자 lee.junhyu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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