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손자녀와 소통하는 법 배우고 양육 과정 스트레스도 줄어"
세이브더칠드런의 ‘조손도손 조부모 양육지원 프로그램’ 주목
맞벌이 늘며 조부모 황혼육아 증가
손자녀 키우며 겪는 어려움 나누고
적절한 양육법 안내해 부담 줄여줘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황혼육아’에 나서는 조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맞벌이 부부는 자녀 양육을 위해 친인척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맞벌이 48.8%가 조부모에게 도움 받아
그중에서도 특히 아이 조부모의 지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4년 고용노동부의 ‘근로자 모성보호제도 확대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자녀 양육에 아이의 조부모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는 응답이 48.8%에 달했다. 외조부모가 32.8%, 친조부모가 16.0%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함에 따라 자녀 양육을 아이의 조부모에게 의존하는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아이의 양육에서 조부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이나 육아종합지원센터, 가족센터 등에서 조부모를 대상으로 한 양육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추세다. 조부모 양육 수당이나 육아 휴직제도 등 조부모 양육 지원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조부모 가정의 경우, 양육자의 연령이 높고 세대차에 따른 손자녀와의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양육에 대한 부담이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시작한 ‘조손도손 조부모 양육지원 프로그램’은 조부모들이 겪는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고 긍정적인 양육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됐다. 조손도손 조부모 양육지원 프로그램은 적절한 양육 방법에 대한 안내와 그룹 활동을 통한 참여자 간의 자조 모임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단국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진행한 연구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조부모들은 참여 전보다 아이와 함께 있을 때 긍정적인 감정이 4점에서 4.2점으로 상승(5점 만점)했으며, 자신에 대한 만족감과 양육에 대한 자신감 또한 각각 0.48점, 0.47점 올랐다. 반면 양육 과정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는 2.92점에서 2.42점으로 0.5점 감소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할머니는 “손녀가 태어난 후 더 좋은 할머니가 되고 싶어서 신청했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하게 되면서, 스스로 변화를 느끼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가 옛날 사람이 아닌, 옛날부터 살아온 요즘 사람이라는 말이었다. 우리도 요즘 사람으로서 요즘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8월에 수도권 지역의 육아종합지원센터 네 곳과 협약을 맺고, 시범 사업으로 지역 내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을 대상으로 조손도손 조부모 양육지원 프로그램 진행자 양성에 나섰다. 이 사업에 참여한 서울시 관악구 소재 어린이집 김언이 원장은 “참가자들은 자녀와 손주를 위해 배우려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자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닫고, 조부모의 역할을 넘어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발전시키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되는 것이 매우 의미 깊다”고 전했다.
다양한 지자체 등과 확대 운영할 계획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조부모 양육자 지원과 가정 내 긍정 양육 확산을 위해 더욱 다양한 지자체와 기관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조부모의 황혼육아를 지지하고 격려함으로써 육아 스트레스를 덜고, 같은 고민을 하는 조부모가 모여 긍정적인 양육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많은 조부모가 조손도손 조부모 양육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손자녀 양육에 자신감과 효능감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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