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1·2차전 KIA가 모두 웃었다
가을비는 KIA 타이거즈의 편이었다.
사상 초유의 ‘2박 3일’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KIA가 활짝 웃었다. 0-1로 뒤진 상태에서 중단됐다가 속개된 1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잇달아 열린 2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KIA는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에서 모두 이겼다. 이틀 전인 21일 내린 비로 연기됐다가 이날 재개된 1차전에서 5-1로 이겼고, 2차전에선 1회 말에만 5점을 뽑아내며 8-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IA는 통산 12번째 우승(해태 시절 9차례 우승 포함)까지 2승만을 남겨놨다. 7전 4승제로 치러지는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에서 모두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90%(20회 중 18회)다. 역대 두 차례 예외 사례는 2007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와 2013년 삼성으로 모두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예상치 못한 가을비로 차질을 빚었다. 먼저 21일 1차전 도중 세찬 비가 내리면서 1-0으로 앞선 삼성의 6회 공격 도중 경기가 중단됐다가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다음 날인 22일에도 그라운드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1차전 잔여 경기와 2차전이 모두 연기됐다.
1차전은 우여곡절 끝에 23일 오후 4시 속개됐다. 경기는 6회 무사 1, 2루 김영웅 타석(1볼-0스트라이크)에서 시작됐고, KIA는 앞선 투수 장현식 대신 전상현을 투입했다. 번트냐 강공이냐를 놓고 사흘간 예측이 엇갈린 가운데 삼성 박진만 감독은 희생번트 작전을 냈다. 그러나 김영웅의 번트가 홈 플레이트 앞에서 멈췄고, KIA 포수 김태군이 이를 잡아 빠르게 3루로 뿌려 2루 주자 르윈 디아즈를 포스아웃으로 처리했다. 흐름이 끊긴 삼성은 후속타 불발로 득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달아날 기회를 놓친 삼성은 7회 수비에서 자멸했다. 볼넷과 안타, 희생번트 등으로 몰린 2사 2, 3루 위기에서 삼성 임창민이 연거푸 폭투를 범해 2점을 헌납했다. 먼저 박찬호를 상대로 던진 포크볼은 포수 강민호가 몸을 던져봤지만, 공이 일찌감치 바운드되면서 뒤로 빠졌다. 뒤이어 KIA 소크라테스 타석에서도 임창민이 던진 공을 포수 강민호가 뒤로 빠뜨리면서 삼성은 뼈아픈 점수를 내줬다.
투아웃 이후 잇따른 실책으로 인한 연속 실점은 1차전의 흐름은 물론 한국시리즈 전체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이날 광주 지역의 기온은 섭씨 10도로 쌀쌀한 편이었다.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한 삼성 벤치 분위기는 마치 이날 날씨처럼 싸늘하게 식었다.
반면 KIA는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리드를 4-1로 벌렸고, 8회 2사 1루에선 김태군이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1차전에서 5-1로 역전승을 거뒀다.
꼬박 2박 3일이 걸린 1차전을 마친 삼성과 KIA는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오후 6시 30분부터 2차전을 시작했다. 삼성은 오른손 황동재, KIA는 왼손 양현종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화끈하게 달아오른 KIA 타선은 2차전에서도 식을 줄 몰랐다. KIA는 1회 무사 2, 3루에서 김도영이 2루수 땅볼을 기록해 1루 주자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최형우의 중전 적시타를 시작으로 4연속 안타가 나와 4점을 더하면서 5-0으로 앞서갔다. 2회에는 김도영이 우월 솔로 홈런을 때려내 6-0으로 달아났다.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선 베테랑 양현종도 호투를 거듭하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5와 3분의 1이닝 동안 8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 승리투수 겸 데일리 MVP가 됐다. KIA는 양현종이 내려간 뒤 이준영·장현식·곽도규·정해영이 남은 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5점 차의 승리를 거뒀다. 3차전은 25일 오후 6시30분 대구에서 열린다.
광주=김효경·고봉준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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