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넬과 아다마의 순수한 사랑을 가로막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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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세네갈의 작은 마을, 바넬과 아다마는 1년 전 혼인했다.
바넬과 아다마는 매일같이 삽을 들고 마을 밖에 있는 산처럼 쌓인 흙더미를 파낸다.
바넬과 아다마의 사랑을 가로막는 건 처음에는 마을의 관습이었으나 이후에는 마을의 위기였다.
바넬은 그럼에도 아다마와의 사랑을 꿈꾸지만 아다마는 마을의 위기를 저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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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기자]
▲ 영화 <바넬과 아다마> 포스터. |
ⓒ 그린나래미디어 |
그런데 바넬은 시어머니가 시키는 빨래를 하지 않고 버틴다. 밭일도 하는 둥 마는 둥이다. 그런가 하면 아다마는 이어받아야 할 촌장직을 한사코 거부한다. 바넬과 아다마는 매일같이 삽을 들고 마을 밖에 있는 산처럼 쌓인 흙더미를 파낸다. 그곳에 묻힌 집을 원상태로 돌려 내 둘만의 보금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하루빨리 그곳으로 이사하고 싶다.
하지만 바넬과 아다마 집안사람 모두가 반대한다. 저주받은 집이라고 말한다. 바넬이 여자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하고, 아다마가 촌장직을 받아들여 할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폭염이 계속되고 비가 오지 않으니 마을은 위기에 빠진다. 바넬과 아다마는 마을의 전통과 관습을 뒤로하고 마을 밖으로 나가 둘만의 보금자리에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
▲ 영화 <바넬과 아다마> 포스터. |
ⓒ 그린나래미디어 |
<바넬과 아다마>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주목받았다. 세네갈 영화의 앞날이 기대된다. 영화는 상당히 가멸차다. 그저 둘만의 행복한 사랑을 꿈꿨는데 현실의 벽 앞에 무너진다. 그런데 현실의 벽이란 게 몇 겹에 이른다. 마을의 안과 밖을 아우를 정도다.
바넬과 아다마, 둘은 범상치 않은 관계다. 바넬이 아다마의 형수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바넬이 말하길 예전부터 아다마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를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은 진심이다. 반면 아다마는 무슬림으로서 형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바넬과 결혼했다고 한다. 아마도 바넬을 향한 그의 마음은 결혼 이후 싹텄을 것이다. 그러니 아다마에겐 애초에 의무의 자리가 컸다.
아다마가 촌장직을 거절하고 마을 밖으로 나가 바넬과 둘만의 삶을 꾸려 나가고자 하지만, 그건 그가 아닌 그녀의 바람으로 보인다. 그는 마을의 관습을 뒤로할 순 있겟지만 마을의 위기를 나몰라라 할 순 없을 것이다.
▲ 영화 <바넬과 아다마> 포스터. |
ⓒ 그린나래미디어 |
그런데 마을에 위기가 닥쳐오니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심각한 무더위와 가뭄 때문에 유용한 자산인 소가 매일같이 죽어 나가니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 바넬은 그럼에도 아다마와의 사랑을 꿈꾸지만 아다마는 마을의 위기를 저버릴 수 없다. 또 마을의 위기는 곧 자신의 위기로 직결되는 게 아니겠는가. 바넬은 아다마를 들들 볶기 시작하고 아다마는 바넬은 등한시하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영화는 더 이상 사랑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무더위와 가뭄으로 모두가 생존 위기에 빠지는 걸 보고 있자니, 운 좋게 아프리카 초원에서 태어나지 않은 걸 감사하게 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다, 이보다 더 사랑이라는 소재가 도드라지는 영화도 찾기 힘들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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