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폭 연루 의원 있는 성남시의회, '학폭' 발언 불허... "입틀막?"

박정훈 2024. 10. 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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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수 시의회 의장 '5분 자유발언' 불허 방침에 민주당 강력 반발... 지역 학부모들은 근조 화환 보내기도

[박정훈 기자]

 국민의힘 소속 이덕수 경기성남시의장이 ‘학교폭력 대책 강화’ 촉구 내용의 5분 발언을 막자 민주당이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 성남시의원 사무실에 걸린 종이 피켓
ⓒ 박정훈
시의원 자녀 학교 폭력 연루로 시끌시끌한 성남시의회의 이덕수 시의회 의장(국민의힘)이 '학교 폭력 대책 강화 촉구' 내용의 5분 발언에 제동을 걸자 더불어민주당이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사무실에 "학폭발언 입틀막, 이덕수는 사퇴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이기도 했다. 자녀 학교 폭력 연루로 논란이 된 시의원은 국민의힘 당적을 갖고 있다가 논란이 커지자 탈당계를 제출한 바 있다.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성해련 시의원은 23일부터 시작되는 제29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앞두고 '5분 자유발언'을 신청했다. 성 의원은 '학교 폭력에서 안전한 성남시를 만들자'는 내용을 주제로 발언할 예정이었다.

이에 이덕수 시의회 의장은 '학교폭력 문제는 성남교육지원청 소관 사무에 해당돼 시정 운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서 성 의원의 요청을 불허했다.성남시의회 회의규칙(제31조2)에 따라 5분 자유발언은 '중요한 시정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불허 이유로 들었다.

이 의장은 23일 본회의장에서도 관련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나 제가 누누이 말씀 드렸듯 (학교 폭력 관련 사안은) 회의규칙 31조에 명시한 중요 시정 관심사안와 관련이 없는 것"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시정 관심 사안이 아닌 것은 신청을 불허하고 발언시에는 회의규칙에 따라 발언을 중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시의회 의장 "중요 시정 관심사안과 관련 없는 것"
 국민의힘 소속 이덕수 경기성남시의장이 ‘학교폭력 대책 강화’ 촉구 내용의 5분 발언 요청과 관련 ‘학교폭력 문제는 성남교육지원청 소관 사무에 해당돼 시정 운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불허했다.
ⓒ 박정훈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덕수 의장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신청과 불신임결의안 추진 등의 강력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성남시의회 민주당의원협의회는 "금일 이 의장은 민주당 소속의원들의 5분 자유 발언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직권남용을 저질렀다"며 "준비한 발언문에 '학교 폭력'이라는 단어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이 의장은 발언을 불허했다. 학교폭력이 시정과 관련이 없다는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발언을 차단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남시는 이미 2023년부터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조례를 시행하고 있으며, 학교폭력 문제는 명백히 성남시의 중요한 시정 사안"이라며 "이 의장은 학교폭력 문제가 성남교육지원청 소관이라며 5분 자유발언을 불허하는 공문을 송부했다. 이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했다.

성남 민주당 "의회 역사상, 특정 사안 이유로 발언 막은 전례 전무... 직권남용"
 국민의힘 소속 이덕수 경기성남시의장이 ‘학교폭력 대책 강화’ 촉구 내용의 5분 발언을 막자 민주당이 강력 반발했다.
ⓒ 박정훈
성남 민주당은 "시의회 역사상, 특정 사안을 이유로 발언을 막은 전례는 전무하며, 이는 의장 개인적 견해로 의정활동을 차단하는 중대한 직원남용"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직무정지가처분신청과 불신임결의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원협의회는 이날 학교폭력 사안과 관련된 A의원에 대한 윤리위원회 회부와 제명 추진방침도 시사했다.

이들은 "학교폭력의 가해자의 부모로서, 고위공직자의 윤리적 책임을 저버린 A 의원은 자진 사퇴해야 마땅하나, 국민의힘 탈당에 그치고 있다"며 "시민에게 모범을 보이고 품위를 유지해야 하는 의원이 윤리강령을 위반해 성남시의 명예를 실추시킨 A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하겠다. 성남시의회의 권위를 회복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알렸다.
 국민의힘 소속 이덕수 경기성남시의장이 ‘학교폭력 대책 강화’ 촉구 내용의 5분 발언을 막자 민주당이 강력 반발했다.
ⓒ 박정훈
앞서 성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폭력을 가해 논란을 빚어왔다. 이들 학생들은 피해 학생에게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먹이고, 게임 벌칙을 이유로 몸을 짓누르며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 신고를 접수한 교육청은 최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4명 중 2명에게 서면사과 및 학급 교체 조치, 나머지 가해학생 2명은 서면사과와 봉사 4시간, 서면사과 조치했다.

가해학생 부모중 한 명으로 지목된 A의원은 17일 사과문을 내고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A의원은 "피해를 본 학생과 가족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하며, 시민 여러분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부모 된 도리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책임이 크다. 제 아이도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고 지난 일을 후회하며 뉘우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성남 분당의 일부 학부모들은 A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해당 학교에 근조화환을 보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관련 기사]
'자녀 학폭 연루' 국힘 성남시의원 탈당... 민주당 "사퇴해야" https://omn.kr/2an11
"모래 먹이기도", 성남시의원 자녀 학폭 연루... "진심어린 사과해야" https://omn.kr/2aksg
 경기도 성남시의원의 자녀가 연루된 학교폭력이 발생한 성남의 한 초등학교 인근. 지역 학부모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연이어 설치돼 있다.
ⓒ 독자 제공
 경기도 성남시의원의 자녀가 연루된 학교폭력이 발생한 성남의 한 초등학교 인근. 지역 학부모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연이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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