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계 홀렸다…로제 열풍 올라탄 '구축 아파트' 이 남자

황지영 2024. 10. 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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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와 브루노마스의 '아파트' 뮤직비디오 영상. 사진 더블랙레이블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블랙핑크 로제가 한국의 술자리 게임에서 영감 받아 만든 ‘아파트’(APT.)가 중독성 강한 후렴과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에 힘입어 국내외 음악 차트를 강타했다.

18일 발매 후 국내에선 음원사이트 멜론·지니·벅스·바이브의 실시간 차트, 일간 차트, 톱 100에서 1위를 석권하는 ‘퍼펙트 올킬’을 달성했다. 22일 스포티파이 기준으로는 글로벌 톱50 1위를 비롯해 미국·캐나다·호주 등 10여개 국가 정상에 올랐다. 스포티파이 차트에서 국내 여성 솔로 가수가 1위에 랭크한 것은 로제가 최초다.

핑크색 배경으로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노래하고 춤추다가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뮤직비디오는 공개 5일째인 23일 1억 조회수를 돌파했다. 브루노 마스는 뮤직비디오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로제의 볼 뽀뽀에 놀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 작사·작곡에 이름을 올렸고, 브루노 마스는 편곡과 뮤직비디오 감독 및 편집에도 참여했다.

유튜브 쇼츠, 틱톡 등에는 '아파트먼트(Apartment)'의 한국식 영어 ‘아파트’를 어설프게 발음하는 외국인의 영상이 넘친다. 세계적인 팝스타 찰리 푸스는 틱톡 계정에 “아파튜”를 되뇌는 영상을 올리며 “영원히 내 머릿속에 갇혀버렸다”고 적었다. 20일 브루노 마스의 브라질 콘서트에선 ‘아파트’를 떼창하는 관객들 모습이 포착됐다.

'뭉쳐야 뜬다'에서 소개된 아파트 게임. 사진 JTBC


후렴에 ‘아파트’가 반복되는 노래는 남녀가 아파트라는 공간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도입부에는 ‘채영(로제의 본명)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게임 스타트’라는 한국어 가사가 나온다. 그 외 대부분의 노랫말은 영어다.

로제는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을 통해 “함께 작업하던 스태프에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아파트 게임’을 알려주다가 곡 작업을 시작하게 됐고, 이후 브루노 마스가 합류해 곡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작업 당시엔 가벼워 보일 것 같다는 걱정에 삭제를 요청했지만, 프로듀서와 작곡가 모두 ‘아파트’에 중독됐다는 것을 알고 곡을 다시 꺼내 작업을 마무리했다는 설명이다.

로제는 뮤직비디오 1억 조회수를 돌파하자 소속사를 통해 “친구들과 즐겁게 하던 게임을 소재로 스튜디오에서 놀다가 자연스럽게 쓴 곡인데, 많은 사람들이 듣고 즐겨주셔서 감격스럽고 감사하다. 고민과 걱정도 많았지만, 그만큼 많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 행복하고 힘이 난다”는 소감을 밝혔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한국 가수가 콩글리시로 음악을 내면서 팝스타까지 참여시킨 것은 달라진 K팝의 위상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1980년대 분위기의 클리셰 같은 멜로디로 강한 중독성과 대중성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파트’는 80년대 히트곡인 토니 베이실의 ‘미키’(Mickey)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작사·작곡 크레딧에는 ‘미키’를 만든 마이클 채프먼과 니콜라스 친이 올라있다.

아파트라는 같은 주제로 노래를 낸 2024년의 로제&브루노마스(위)와 1982년의 윤수일(아래). 사진 더블랙레이블, 윤수일 앨범 자켓


이 노래의 흥행으로 윤수일의 명곡 ‘아파트’(1982) 또한 주목 받으며 댓글 놀이의 대상이 됐다. 유튜브의 ‘아파트’ 뮤직비디오엔 “이 분이 브루노 마스 입니까?”, “재건축 대박을 축하드립니다”, “로제의 신축 아파트도 좋지만 이 분의 구축 아파트도 좋네요” 등 재치있는 댓글이 달렸다.

윤수일은 23일 MBC 표준FM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에서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한 '아파트'가 엄청난 화제를 모은 덕분에 내 노래도 역주행 중이란 소식을 들었다”면서 “아파트라는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전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건 아주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제는 ‘아파트’ 선공개를 시작으로 12월 6일 발매되는 첫 정규 앨범 ‘로지’(rosie)의 프로모션을 이어갈 예정이다. 신보엔 로제가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해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12개 트랙이 수록된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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