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만났지만…공식 발표문엔 '북한' '파병' 없었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여파가 일파만파 커지는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만나 국제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러시아 연방 타타르스탄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열린 16차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 주석은 첫 일정으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소화했다.
앞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서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이날 회담 직후 나온 발표문에는 북한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모두 발언 말미에 "(브릭스) 정상회의에 앞서 우리의 의견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양자 의제와 국제 이슈를 논의하게 돼 기쁘다"고 밝힌 것으로 미뤄 양 정상이 우크라이나와 북한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모두 발언을 "친애하는 오랜 친구"라는 호칭으로 시작했고, 푸틴 대통령 역시 "존경하는 친구"라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양국 정상은 올해 들어 5월 베이징, 7월 카자흐스탄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을 이어갔다.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대국으로서 세계와 국민을 위한 책임감은 변치 말아야 한다"며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중·러 관계는 비바람으로 단련하며 전진하며 일련의 개방적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맹을 맺지 않고, 대결하지 않으며,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서로 이웃한 대국이 정확하게 공존하는 길을 탐색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또 최근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관련해 "국제 정세는 변화와 혼란으로 얽혀 있다"며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세대를 이어온 우호와 깊은 우정은 변하지 않고, 세계와 국민을 위한 대국의 책임감은 변치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릭스 협력과 관련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흥 시장국가와 개발 도상국의 단결과 협력의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평등하고 질서있는 세계의 다극화와 보편적이고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의 기둥이 되는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선,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사우스(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와 관계 강화를 돌파구로 삼고 있는 중국의 대외전략을 강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크렘린궁 발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세계 무대에서 주된 안정 요인 중 하나"라며 "세계 안보와 보다 공정한 세계 질서의 증진을 위해 모든 다자 무대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이날 시 주석의 전용기가 러시아 영공에 진입한 뒤 러시아 군용기의 호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카잔 공항에는 러시아 연방 타타르스탄공화국 행정장관, 총리, 카잔시 시장 등이 영접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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