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서 인공기 펄럭이는데… 北 “소문” 오리발

이택현 2024. 10. 23. 00: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북한군 러시아 파병' 발표에 각각 "근거 없는 소문" "괴담"이라는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북한과 러시아가 잡아떼기로 입을 맞추고 공조 대응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과 러시아는 설령 북한군 포로가 발생해도 파병 사실을 끝내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괴담 조장” 첫 공식 반응
잡아떼기 입 맞추고 공조 강화 해석
김여정 “수습 불가한 어이없는 객기”
주유엔 북한대표부 외교관이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북한군 러시아 파병’ 발표에 각각 “근거 없는 소문” “괴담”이라는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러시아 안팎에서 북한군 이동 흔적이 연이어 포착되고 있지만 일단 ‘오리발’ 대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러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정책 공조를 높여가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주유엔 북한대표부 외교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 담당) 회의에서 답변권을 얻어 “주권국가 간의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훼손하고 우리 국가 이미지를 더럽히려는 근거 없는 뻔한 소문에 대해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이날 담화에서 러시아 파병 관련 직접적은 언급은 생략한 채 “핵보유국들을 상대로 뒤수습이 불가능한 어이없는 망발을 함부로 내뱉는 객기 또한 서울과 끼예브(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가 판에 박은듯 꼭 닮고 뺐다”고 주장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우크라이나 평화 및 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공식 회의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란, 중국, 북한을 ‘부기맨’(아이들을 겁줄 때 언급하는 벽장 속 괴물)으로 삼아 공포를 조장하면서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의 한 마을에 북한 인공기가 러시아 국기와 함께 게양됐다며 친러시아 텔레그램 계정에 올라온 사진. 텔레그램 캡처


이에 대해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북한과 러시아가 잡아떼기로 입을 맞추고 공조 대응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과 러시아는 설령 북한군 포로가 발생해도 파병 사실을 끝내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파병 온 북한군에게 자국 소수민족인 시베리아 야쿠티야·부라티야 공화국 주민의 가짜 신분증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공식화할 경우 미국 등 서방동맹의 대(對)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규모가 확대되고 속도도 빨라질 수 있어 양측이 시간끌기용 기만술을 펴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북·러가 한국의 선제적 정보 공개로 파병 규모와 역할을 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전투 임무와 전혀 상관없는 후방 임무를 맡기고, 그 역할을 맡았던 러시아군을 전방으로 ‘밀어내기’하는 식으로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북한이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부대 산하 민족저항센터(CNR)는 비밀 정보원 증언을 토대로 “일부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도네츠크 지역 일부 시설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러시아 텔레그램 ‘작전Z: 러시아 봄의 전사들’ 계정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기가 포크로프스키 전선에서 최근 해방된 츠쿠리노 광산 폐석 더미 위에 게양됐다. 우리 전투원의 행동은 적에게 큰 혼란을 일으켰다”며 인공기가 걸린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