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환경 스스로 결정하도록”… ‘좋은 죽음’ 위한 일곱 가지 원칙 나왔다

오상훈 기자 2024. 10. 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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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8명이 안락사나 조력 자살에 찬성할 만큼 '죽음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전문가들이 '좋은 죽음'을 지원하기 위한 기본 원칙을 정해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매년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죽음의 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미비하다"며 "우리 국민이 필요할 때 누구나 양질의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실천해야 할 원칙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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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8명이 안락사나 조력 자살에 찬성할 만큼 ‘죽음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전문가들이 ‘좋은 죽음’을 지원하기 위한 기본 원칙을 정해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인해 2020년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과했다. 이러한 ‘다사(多死)사회’에 진입하면서 죽음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한국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락사, 조력 존엄사 등에 대한 찬성률은 80%에 이른다.

그러나 좋은 죽음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은 미비한 실정이다.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2%가 가정에서 임종하기를 희망하지만, 우리나라 사망자의 약 75%는 의료기관에서 임종을 맞고 있다. 원인으로는 가정 내 의료지원 부족, 가족의 돌봄의 부담, 사회적 인식 부족, 장례 준비의 편리함 등이 꼽힌다. 의료기관에서 임종하는 환자들은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지난 21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원탁회의인 ‘NECA 공명’을 통해 전문가들의 합의 결과를 담은 ‘우리 사회의 좋은 죽음을 위한 7대 원칙과 16개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NECA 공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보건의료 분야의 현안과 쟁점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숙의하는 원탁회의 프로그램이다.

제시된 7대 원칙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애 말기 돌봄 계획은 미리 수립한다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한다 ▲전인적이고 통합적인 생애 말기 돌봄을 제공한다 ▲환자를 편안하게 하는 데 최우선적 가치를 둔다 ▲임종 단계에서 환자 요구와 선호를 존중한다 ▲양질의 생애 말기 돌봄을 위한 국가적 투자가 강화돼야 한다 등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원탁회의에서는 ‘죽음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또 생애말기에는 분절적이고 기술 중심적인 의료적 접근에 매몰되는 경향이 강한데 이를 넘어서 통합적이고 가치 중심적인 돌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생애 말기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해 효율적으로 환자에게 의료적·사회적 지원을 하고 숙련된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다학제 돌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돌봄 참여 인력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이들이 느낄 정서적 부담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매년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죽음의 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미비하다”며 “우리 국민이 필요할 때 누구나 양질의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실천해야 할 원칙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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