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방관했나"…'퐁퐁남' 네이버웹툰 논란에, 환불 요청 빗발
네이버웹툰이 여성 혐오 콘텐트를 방관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회원 탈퇴와 환불 등 독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웹툰이 여성 혐오 콘텐트를 방관했다는 지적 속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네이버웹툰 쿠키(웹툰 열람용 전자화폐) 환불과 회원 탈퇴를 인증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말 네이버웹툰의 2024 지상최대공모전에서 '이세계 퐁퐁남'이라는 아마추어 웹툰이 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하면서 촉발됐다. 이 웹툰은 39세 남성이 아내의 불륜 장면을 목격한 뒤 이혼을 결심하지만 도리어 아내에게 재산을 빼앗기고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내용이다.
제목에 쓰인 '퐁퐁남'은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과 결혼한 경제력 있고 순진한 남성을 조롱하는 기혼 남성의 자조적 표현처럼 보이지만, 실은 여성들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남성을 이용한다는 편견과 성적인 의미가 담긴 혐오적 신조어다.
이 때문에 '이세계 퐁퐁남'이 아마추어 플랫폼인 도전만화에서 연재되다가 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하자 여성 이용자 중심의 커뮤니티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웹툰이 부적절한 마케팅을 전개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며 여론은 악화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16일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서 웹툰 '소꿉친구 컴플렉스'를 홍보하며 "소꿉친구 컴플렉스 불매합니다. 불티나게 매입하기, 불처럼 뜨겁게 매입하기"라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 문구를 사용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벌어진 불매운동에 대한 조롱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네이버웹툰은 이 게시물에 대해 '이세계 퐁퐁남'으로 인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달 10일 제작·공개됐으며, 노출도가 낮아 자동으로 재발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공식 사과문을 통해 "광고 캠페인 운영상의 실수라"며 "이번 사안으로 인해 곤란하셨을 해당 작품 작가님을 포함해 불편함을 느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불매운동을 조롱한다는 오해를 산 마케팅 콘텐트를 삭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네이버웹툰은 거센 논란에도 '이세계 퐁퐁남'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공모전 1차 심사를 정당하게 거친 데다,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야 문제도 있어서다. 다만 이 웹툰이 다음 달 22일 발표되는 공모전 2차 심사를 통과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작화와 분량, 줄거리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1차 심사와는 달리 2차 심사에서는 독자 반응도 종합해 평가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해당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 알고 있다"며 "공지된 프로세스대로 심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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