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빈손 회동' 후 용산 간 추경호 "특검법 반드시 막을 것"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회동 후 당정 관계의 파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추경호 원내대표의 대통령실 만찬 참석이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만찬은 국회의원들과 여의도에서 했고, 그 이후에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이 있어서 여러 (다른) 분들이 하는 자리에 제가 잠시 간 것”이라며 “통상 있는 일로 (대통령이) 불시에 의원들에게 연락해 가벼운 자리를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한 대표와 회동을 마친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들과 만찬을 하는 자리에 뒤늦게 참석했다. 추 원내대표는 초청한 주체와 배석한 인사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윤·한 회동이 끝난 직후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의 엇갈린 행선지를 두고 여권에선 “불필요한 해석을 만든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대표는 전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81분간 이어진 윤 대통령과의 차담 후 바로 귀가했다. 한 중진의원은 “만약 대통령이 직접 불렀다면 안 갈 수 없지만, 대통령과 당 대표의 회동 결과가 미칠 영향을 생각했다면 조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추 원내대표가 윤·한 갈등 국면에서 사실상 윤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적어도 회동 당일은 참석을 피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도 한 대표와 온도 차를 드러냈다. 그는 “반헌법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며 “대부분의 의원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힘을 모아 반헌법적 특검법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전날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특검법 통과 가능성을 두고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걱정이 된다”며 이탈표를 우려한 것과는 다른 뉘앙스였다. 지난 6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여당 내 이탈표는 4표였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장외 집회 추진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표의 1심 판결이 다가오면서 대통령 탄핵 선동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좌파 진영과 손잡고 본격적인 ‘제2 촛불 선동’을 일으키겠다는 심산이다. 민주당은 부디 이성을 찾으라”고 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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