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등 올라탄다”…현대차, 세계 3대 車시장 인도서 상장
현대차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올해 진행된 기업공개(IPO) 가운데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현대차는 현지시간 22일 인도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현대차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법인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장은 완성차 기업으로는 인도 1위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2003년 상장) 이후 21년 만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공모가는 블랙록, 피델리티, 싱가포르 정부 등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몰리며 희망했던 가격 범위에서 가장 높은 주당 1960루피(약 3만2000원)로 결정됐다. 공모가 기준 현대차 인도법인의 전체 공모 금액은 약 4조5000억원 규모로, 기업가치는 약 190억 달러(약 26조원)로 평가받앗다.
일각에선 공모가가 비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조안나 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인도법인 기업가치는 마루티 스즈키 인도와 같은 인도 동종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한국 모기업보다 약 5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상장 첫날 현대차 인도법인 주가는 공모가 대비 4.6% 하락한 1845루피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대신 인도…아시아 사업 재편
현대차는 인도 증시 상장으로 인도법인을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적 수출 허브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인도와 함께 기회의 땅으로 불렸던 중국에서는 충칭 공장을 매각하는 등 몸집을 줄이며 효율화에 나선 모습이다. 연간 476만대(2022년)의 자동차가 팔리는 인도는 미국·중국에 이은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IPO 이후 인도법인의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고 신제품과 미래 첨단 기술 개발 등 연구개발(R&D) 역량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인도기술연구소와 경기도 화성의 남양기술연구소 간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글로벌 혁신 역량을 강화한다. 또 전기차 모델의 현지 출시와 함께 배터리 시스템 및 셀, 구동계 등 전기차 공급망을 현지화하고, 인도 전역에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는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14억 인구 '인도 국민차' 노린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 시장 첫 진출 이후 28년 만에 인도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서 인도 국민차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법인 설립 당시 2억6000만 달러를 들여 첸나이에 공장을 건설한 현대차는 1998년부터 경차 아토스를 모델로 한 전략 차종 쌍트로를 내놓으며 2년 만에 점유율 14%대에 올라섰다. 지난해 현대차의 인도 판매량은 60만2111대로, 시장 점유율 2위(14.6%)를 기록했다. 현재 인도의 자동차 보급률이 8.5%에 그치는 만큼,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현지 맞춤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인기를 끈 크레타(2015년 출시)에 이어, 내년엔 크레타 EV(전기차) 등 6종의 SUV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또 지난해 GM으로부터 인수한 마하라슈트라주 푸네공장에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적용해 내년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생산능력 20만대 이상인 푸네공장이 가동하면 현대차는 인도에서 연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현대차는 이밖에 전동화 생태계 구축을 위해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485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기아와 함께 인도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용 전기차 모델에 현지 생산 배터리 탑재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상장 기념식에서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진출 이후 인도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라며 “인도가 곧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R&D 역량을 확장해 2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미래 기술의 선구자가 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이곳 인도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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