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영풍 공개매수, 중대한 법적하자…원천무효” 주장

최선을 2024. 10. 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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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한 호텔에서 자사주 공개 매수 종결을 하루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5.34% 획득 과정에 대해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영풍은 그들의 공개매수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보다 일찍 완료된다는 점을 이용해 소송 절차를 남용하고 악용했다”며 “수사와 조사를 통해 시장 질서 교란이 규명되면, MBK·영풍의 공개매수는 그 적법성과 유효성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5.34%의 주주와 투자자들이 ‘유인된 역선택’을 하게 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고려아연에 청약할 경우 주당 89만원에 매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MBK·영풍 측의 가처분 신청으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83만원에 MBK측에 처분한 주주들이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법원은 지난 2일에 이어 전날 MBK·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을 재차 기각했다. 고려아연은 계획대로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박 사장은 “연이은 가처분 신청을 일단 제기해 두고, 결정이 날 때까지 일방적 주장을 유포하며 시장에 불확실성과 혼란을 불어넣은 것은 주가조작·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 교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MBK·영풍의 공개매수가 원천무효라고 생각하고 법적 검토 중이며, 명확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개매수 전 과정에서 MBK·영풍은 어떤 새로운 경영진을 통해 어떤 전략과 방법으로 고려아연 기업가치를 더 높이겠다는 것인지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MBK 같은 기업사냥꾼이나 영풍 같은 실패한 회사가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개선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2일 오전 서울 한 호텔에서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자사주 공개 매수 종결을 하루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MBK·영풍은 지난 14일 완료한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5.34%를 더하며 총 38.47%를 확보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베인캐피탈 공개매수를 모두 성공해도 36.49%까지 확보할 수 있어, 양측의 보유 지분은 약 2%포인트 차이가 난다. 박 사장은 “양측 다 과반 확보를 못 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려아연도) 대비는 충분히 하고 있다”며 “지분 격차가 많이 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우군과의 만남이나 (기존 보유한) 자사주 처리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고려아연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한화·현대차·LG화학 등의 입장에 대해서는 “올해 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두 우리 안건에 동의해주셨다”며 “그 의견에 변화가 없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MBK 측은 이날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대해 “주주들이 MBK·영풍 공개매수에 참여한 것은 최윤범 회장의 전횡으로 고려아연 기업 거버넌스가 훼손됐고, 기업가치가 하락했다는 우려를 지지했기 때문”이라며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까지 폄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MBK·영풍은 가처분 판결에 대해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명백히 증명되지는 않았다는 것이지, 위법성이 없다는 판단은 아니다”라고 해석하며, 향후 본안 소송을 통해 법적 다툼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최 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로 꼽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최 회장 측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전날 완료한 영풍정밀 공개매수 결과 최대 매수 목표의 99.6%에 해당하는 549만2283주(34.9%)가 청약했다고 이날 밝혔다. 최 회장 측 영풍정밀 지분은 기존 35.31%에서 70.18%로 높아졌다. MBK·영풍 측 지분은 21.26%다. 이로써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지켜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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