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북, 러 파병 계속 조사중…며칠 내 입장 밝힐 것”
미국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 및 보도와 관련해 진상을 계속 조사 중이며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장에 계속 군대를 보내려 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이란으로부터 드론과 드론 기술을 계속 들여오고,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공급받고, 이제는 북한군이 러시아에 배치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북한군 파병 관련) 보도를 계속 조사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이야기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러시아로 가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분명 위험하고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며칠 내로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총 1만2000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기로 했으며 이달 초부터 러시아 해군 함정에 탑승한 약 1500명의 특수부대 병력을 러시아 극동 도시에 배치했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 이후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 등은 공식 확인을 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와 관련해 커비 보좌관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절박감과 고립감이 커지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그는 잠재적인 지상작전에서의 보병 지원을 위해 북한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도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ㆍ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 회의에서 “우리는 이 같은 극적인 움직임의 함의와 관련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만약 러시아가 정말 병력 문제로 북한에 의존하고 있다면 이는 크렘린궁이 절박한 상황에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우드 차석대사는 “러시아는 (외부의) 지원 없이는 이 공격을 지속할 수 없다”며 “이란과 북한이 군사 지원을 중단하고 중국이 이중용도 품목 지원을 중단한다면 이 전쟁은 끝난다는 의미”라고 했다.
황준국 대사 “北의 전쟁 개입 질적 변화”
황 대사는 또 “러시아가 악명 높은 불량 국가의 군대를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그런 도박을 해서 전쟁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북한과 러시아 간 모든 불법적 군사 협력은 명백히 규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유엔 대사는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서방 측이 만든 ‘부기맨’(아이들에게 겁줄 때 들먹이는 귀신)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서방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핵무기 개발 추진 발언에 대해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미국과 그 동맹국은 이란, 중국, 북한을 부기맨으로 삼아 두려움을 팔며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관계자는 이날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ㆍ국제안보 담당) 회의에서 “러시아와의 이른바 군사 협력에 대해 우리 대표부는 주권 국가 간의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훼손하고 우리의 국가 이미지를 더럽히려는 근거 없는 뻔한 소문에 대해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부 관계자의 이러한 발언은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의 발언에 대한 답변권 행사 과정에서 나왔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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