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1조 '계륵'인데…아시아나 마일리지 준다는 신용카드 '엇박자'

황현욱 2024. 10.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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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가 최근 내놓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를 두고 엇박자란 지적이 일고 있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앞둔 탓에 계륵 신세가 된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가 지금도 1조원 가까이 쌓여 있는 와중, 이를 더 적립해 주겠다는 신상품을 출시하면서다.

이 때문에 삼성카드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적립 카드 출시는 무리수란 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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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합병에 사용처 줄어드는데
추가 적립 혜택 신상품 출시 '갸우뚱'
삼성카드가 출시한 디 아이디 티타늄 아시아나 카드. ⓒ삼성카드

삼성카드가 최근 내놓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를 두고 엇박자란 지적이 일고 있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앞둔 탓에 계륵 신세가 된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가 지금도 1조원 가까이 쌓여 있는 와중, 이를 더 적립해 주겠다는 신상품을 출시하면서다.

점점 쓰기가 어려워질뿐더러 조만간 가치도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둘러싸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카드의 행보가 새로운 논란거리를 더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이번 달 10일 '디 아이디 티타늄 아시아나'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전월 이용 금액, 적립 한도와 상관없이 국내·외 가맹점에서 결제액 1500원당 아시아나 2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게 핵심이다. 또 ▲여행(호텔·콘도·리조트) ▲골프(골프장·골프연습장) ▲면세점에서 결제 시 이용금액 1500원당 1마일리지를, 아시아나항공과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 시 2마일리지를 추가 적립해 준다.

아울러 전월 이용 금액이 100만원 이상일 때는 1500마일리지를, 200만원 이상일 때는 4000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연간 3000만원 이상일 때는 5000마일리지, 6000만원 결제 시에는 1만 마일리지 추가 적립도 해준다.

문제는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임박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를 가용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좌석이 부족해 항공권 구매가 힘들 뿐 아니라, 기존 사용처도 제휴가 속속 중단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극대화했다는 삼성카드 신상품의 의미가 축소되는 대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체적으로 문을 연 쇼핑몰에서 마일리지를 쓸 수 있지만,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달 9일을 기점으로 이전까지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었던 일부 제휴 서비스를 종료했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사용 제휴사 제휴 종료 안내문.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이렇게 사용되지 못한 채 쌓여 있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1조원에 육박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사용되지 않은 잔여 마일리지를 환산하면 9758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대한항공과 한 식구가 되더라도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제값을 인정받기 힘들 전망이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는 시장 여건 상 현실적으로 1대 1 통합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가치 전환 비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쓸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선 정확한 비율조차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합병 후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형태로 2년 간 운영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삼성카드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적립 카드 출시는 무리수란 평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사용처를 먼저 생각하기보단 향후 사용하려는 마음에 마일리지 특화 카드를 발급 받는다"며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카드를 내놨다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카드사들은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합병을 앞두고 있어 마일리지 사용처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도 "대한항공과 합병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의 향후 행보는 불투명"하다며 "자칫 생색내기용 카드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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