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읽기] AI를 통한 ‘압축성장’
AI 기업 앤트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장문의 에세이를 발표해서 화제다.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일종의 매니페스토인 이 글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아모데이가 평소 발언에 신중한 성격이라 흔히 보는 ‘장밋빛 미래’나 무시무시한 ‘AI 디스토피아’에 대한 경고보다는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생물학과 의학, 신경과학과 정신 건강, 경제발전과 빈부 격차, 경제와 정부, 노동과 삶의 의미라는 다섯 가지 영역을 망라하는 긴 글로, 아모데이의 전망은 기본적으로 희망적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업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인공 일반 지능(AGI)이 빠르면 2026년에 등장할 수 있다고 말한 대목이다. AGI라는 표현을 싫어한다는 아모데이는 “강력한 AI”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그가 생각하는 강력한 AI는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를 넘어서는 지능을 말한다.
아모데이는 그렇게 강력한 AI가 들어있는 데이터센터가 “천재들이 모인 나라”가 될 것이라며, 이런 AI가 인류의 발전을 가속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특이점(singularity)을 통과해 폭풍 발전을 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한다. 과학과 사회가 발전할 때는 무시할 수 없는 물리적 속도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생물학의 발전은 실험을 거쳐야 하는데, 실험에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을 AI가 단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전자 편집(CRISPR) 기술의 등장에서 보듯 이미 나온 데이터이지만 과학자들이 발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강력한 AI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따라서 100년 걸릴 발전이 1년 안에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되지만, 이를 5~10년으로 단축할 수는 있다고 본다. 한 세기가 걸릴 발전이 오는 10년 안에 일어나는 일종의 압축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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