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회 긴장… 베를린서 4년만에 '新나치' 세력 행진, 물리적 충돌도
독일 베를린에서 나치를 추종하는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4년 만에 거리에서 공개 시위를 벌였다. 옛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극우 정당이 인기를 끄는 등 우파 극단주의는 조금씩 세력을 불려가고 있다.
베를리너모르겐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네오나치'라 불리는 신(新)나치 집단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오후 베를린 북동쪽 마르찬의 지하철역에서 밀집해 "좌파의 테러 중단"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고 전했다.
당초 신나치 시위대가 신고한 인원은 400명이었으나 실제로는 100여명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좌파 진영의 맞불 집회 참가자는 1300명으로 아직 극우 세력이 주류가 아닌 상황을 드러냈다.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신나치 일부가 좌익 극단주의자 10여명에게 집단 폭행당하고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폭력적 상황이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 집회 시위와 관련해 헌법을 위반한 상징물(나치 관련) 사용과 상해 혐의 등으로 11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튀링겐 등 동독 지역에선 극우 성향의 독일을위한대안(AfD)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1일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AfD는 득표율 32.8%로 1위에 올랐다. 독일을 통틀어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승리한 건 2차 대전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반(反) 이민, 반 유대주의, 반 이슬람 정책을 내세워 민심을 사로 잡았다.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 과거사로 극우 세력에 극도로 민감한 독일 사회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경찰도 올해 창설된 '도이첸유겐트포란'(독일청년 앞으로) 등 청년 나치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전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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