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짚고 한동훈 노려본 윤 대통령... 무슨 얘기 했길래

김경년 2024. 10. 2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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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얼굴로 무언가를 설명하는 당대표와 '그래, 하고 싶은 얘기가 뭔데'라며 응시하는 대통령.

21일 오후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 분위기는 대통령실이 배포한 몇 장의 사진이 대변해주는 듯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내부로 안내할 때 "우리 한동훈 대표님..."이라고 했다며 애써 부드러운 분위기로 포장하려 했으나, 배포된 사진을 보면 결코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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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윤-한 면담 81분간 진행... 한 대표는 브리핑 않고 곧바로 귀가

[김경년 기자]

▲ 한동훈 대표와 마주앉은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면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면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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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얼굴로 무언가를 설명하는 당대표와 '그래, 하고 싶은 얘기가 뭔데'라며 응시하는 대통령.

21일 오후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 분위기는 대통령실이 배포한 몇 장의 사진이 대변해주는 듯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면담은 이날 오후 4시 54분께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시작돼 오후 6시 15분까지 81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앞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 참모들과 파인그라스 잔디밭에서 어린이정원까지 10여분간 함께 걸으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날 오전 경찰의 날 행사에서 현양된 4인의 경찰 영웅과 오후 영국 외무장관과의 만남, 나토 사무총장과의 통화 등을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한 대표를 파인그라스 내부로 안내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내부로 안내할 때 "우리 한동훈 대표님..."이라고 했다며 애써 부드러운 분위기로 포장하려 했으나, 배포된 사진을 보면 결코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잔디밭을 걸으며 담소를 나눌 땐 일부 웃는 사진도 있었지만,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에는 윤 대통령이 테이블에 양 손을 뻗어 얹고 밀리지 않겠다는 듯 잔뜩 노려보는 것같은 표정이 담겼다.

한 대표는 현안 자료가 든 것으로 보이는 빨간 파일을 테이블 위에 놓고 윤 대통령을 설득하는 듯 보였다. 정 실장은 대화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는 듯 한 대표의 왼쪽에 앉아 아래를 보고 있었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서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대통령실 '김 여사 라인' 등 인적 쇄신,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 3대 사항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찰관도 조속히 임명할 것을 요청했다.
▲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대표와 대화하며 이동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대표와 대화하며 이동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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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 브리핑 하지 않고 바로 자택으로 귀가

윤 대통령의 반응은 즉시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대표가 원하던 답변을 얻어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당초 한 대표는 면담이 끝나고 국회에서 직접 브리핑할 것을 검토했으나, 그냥 자택으로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핑은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 몫이 됐다. 대통령실은 보다 자세한 서면 브리핑을 내겠다고 했다가 결국 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당초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건의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잔디밭에선 참모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면담에는 정진석 실장이 배석했다. 결국 잠시라도 대통령과 당대표가 둘이서만 속 깊은 이야기를 하는 시간은 없었다.

전당대회 직후인 7월 24일과 9월 24일에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 만찬이 있었지만, 단체 만남이라서 자세한 현안을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 한 대표는 이후 계속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해왔다.

이날 윤 대통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동훈 대표는 제로 콜라가 제공됐다.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가 좋아하는 제로 콜라를 준비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면담에서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만남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과 국정 난맥으로 엉망이 된 여권에게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 한동훈 대표와 마주앉은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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