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연어들의 고향... 정말 심각합니다
[진재중 기자]
강과 바다 사이에 모래로 이루어진 길이 형성되었다. 산과 들판에서 흘러내린 모래알들이 모여 언덕을 이루었고, 이 길은 바다와 강을 연결하면서도 동시에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원래 물과 모래는 자연스럽게 바다로 흘러가야 하지만, 모래언덕이 그 흐름을 막고 있다.
지난 18일 방문한 하천변에서 갈매기는 바다를 바라보고 한가로이 노닐고 가마우지는 강가에서 먹이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조금 더 들어가 보면 불안함으로 가득 차 있다. 물줄기를 따라 오가는 바다생물과 민물고기들은 설 자리를 내주고 멀리 달아났다. 하천 물속은 썩어가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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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로막혀있는 물길, 바다와 연곡천을 따라 모래톱이 형성되어 있다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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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곡천과 모래톱, 모래성에 갇혀 갈길을 잃은 하천모래 |
| ⓒ 진재중 |
강릉 연곡천은 오대산과 소금강 수림 지대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1급수를 유지해 토속 어종인 뱀장어, 메기, 붕어, 피라미가 자생하는 곳이다. 자신이 태어난 강의 물 냄새를 맡고 찾는 연어, 은어, 황어의 고향이기도 하다.
동해로 흐르는 강이나 냇가에만 산다는 꾹저구(망둑엇과에 속한 민물고기)가 많아 지금도 옛날의 향수를 이어받은 전문 음식점들이 연곡 읍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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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에서 내려다 본 연곡천과 모래톱, 바다로 흘러야 할 모래가 모래언덕에 갇혀있다 |
| ⓒ 진재중 |
연곡천은 오대산과 소금강 지류에서 흘러온 모래가 모이는 하천이다. 원래 이 모래는 바다로 흘러가 해변을 형성해야 하지만, 그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모래 공급이 차단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류에 퇴적된 모래의 양은 약 20만㎥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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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로 흘러야 할 모래가 갈길을 잃고 모래톱에 막혀있다.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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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로 흐르지 못한 모래가 곳곳에 모래톱을 형성하고 있다 |
| ⓒ 진재중 |
영진항은 항구 입구에 모래가 퇴적되어 1년에 3~4회 준설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는 연곡천에서 바다로 흘러가야 할 모래가 항구 입구에 쌓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어선들이 무리하게 교행하다 충돌 사고가 자주 일어나며, 선박 하부가 지면과 닿는 사고도 빈번하다. 그러나 관계 기관은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모래를 퍼내는 임시 처방만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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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곡천 하류에 준설한 모래가 쌓여있다.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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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진항 항입구 퇴적으로 매년 3-4회 준설을 하고 있다 |
| ⓒ 진재중 |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지역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기에 자연적으로 수질 정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이 지역이 차단되면 오염 물질이 축적되어 수질이 악화될 수 있다. 이미 물 흐름이 차단된 연곡천 하류는 오염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끼가 끼고 하천 바닥은 검은 오염물질로 뒤덮여 있다.
강릉시는 연곡천 하천 정비 명목으로 하천에 우거진 초목과 쌓인 토사를 제거하는 등 하상 정비 공사를 추진했다. 하지만 하상 구조가 바뀌면서 연어, 은어 등 물고기 자연산란장이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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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곡천, 하천정비공사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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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끼류로 가득 차 있는 하천 하류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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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길이 막혀 오염되어가고 있는 연곡천 상류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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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곡천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가마우지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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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흐름이 차단된 하천하류는 각종 오염물질과 이끼로 썩어가고 있다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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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오염물질이 모래톱 위에 말라가고 있다 |
| ⓒ 진재중 |
매년 10월부터 11월까지, 동해안으로 향하는 큰 하천에서는 부화한 연어들이 산란과 수정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강의 중상류는 물의 흐름이 완만하고 모래와 자갈이 넓게 분포하여 연어가 알을 낳고 보호하기 좋기 때문이다.
연곡천은 연어가 올라오는 생태하천으로, 수산자원공단이 매년 연어 포획장을 설치한다. 포획된 어미 연어에서 성숙한 난과 정액을 인공 수정하여 건강한 어린 연어로 성장시킨 후 방류한다.
연어는 2~5년 동안 북태평양을 경유하여 2만km의 여정을 거쳐 동해안 모천으로 회귀한다. 바다에서 전 생애를 보내며 성장하지만 산란철이 되면 산란을 위해 강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먼 길을 찾아온 연어는 산란할 장소를 바로 앞에 두고 갈 길을 포기해야 한다. 연곡천으로 오르는 길목이 거대한 모래톱으로 막혀있고 좁다랗게 터진 물길은 오르기엔 너무 버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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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으로 회귀하는 연어 |
| ⓒ 진재중 |
연곡천은 연어 자원 조성을 위해 지속 가능한 관리와 보존에 힘쓰고 있지만, 천변 하구에는 동해생명센터에서 설치한 연어 포획 금지 현수막만이 길가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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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어포획금지 팻말 |
| ⓒ 진재중 |
연어를 잡아먹은 육상생물은 연어가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숲속으로 전달한다. 어린 연어가 성장을 위해 바다로 나갈 시기에는 강 입구에 수많은 물고기들이 몰려들고 그 물고기들을 잡아먹기 위해 갈매기 등 많은 새들도 몰려든다. 강과 바닷길이 차단된 연곡천은 회유하는 연어도 고기를 잡는 낚시꾼도 볼 수가 없다.
낚시하러 온 김아무개씨는 "예전에는 천으로 오르는 물고기가 많았고, 이 시기에는 많은 물고기를 낚을 수 있었는데, 물길이 차단되면서 강으로 오르는 물고기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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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로는 바다 좌로는 연곡천이 대조를 이룬다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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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로 흘러야 할 모래가 쌓여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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